/레오스 카락스 감독 작품 홀리 모터스의 아홉 가지 기묘한 인생/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선 【16】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선 중 16 위에 선정된 영화 홀리 모터스, 프랑스의 천재 영화감독 레오스 카락스의 폴라 X 이후 13년 만의 장편영화 복귀작으로 2012년 칸 영화제 젊은 영화상, 2012 시카고 국제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등을 수상한 영화 홀리 모터스는 영화 소년, 소녀를 만나다 (1984),나쁜 피 (1986),퐁네프의 연인들 (1991),폴라 X (1999),도쿄! (2008),광인 (2008),42 원 드림 러쉬 (2010)등을 연출한 레오스 카락스 감독 연출작으로 주연배우들로는 오스카 역에 드니 라방,카이M 역에 에바 멘데스,에바 그레이스 역에 카일리 미노그,셀린느 역에 에디스 스콥 등이 출연합니다. 영화 홀리 모터스 시놉시스는 유능한 사업가 오스카(드니 라방 분)의 하루는 이른 아침, 고급 리무진 홀리 모터스에 오르면서 시작됩니다. 홀리 모터스는 그와 그의 비서 셀린(에디뜨 스콥 분)을 태운 채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파리 곳곳을 누비는데 유능한 사업가부터 가정적인 아버지에서 광대, 걸인, 암살자, 광인에 이르기까지, 홀리 모터스가 멈추는 곳마다 전혀 다른 아홉 명의 인물이 내리는데…
영화 홀리모터스는 주인공 오스카 역의 드니 라방이 1인 9역 연기가 압권으로 딸에게 “일 열심히 하고 오라”는 배웅을 받으며 저택을 나선 백발의 사업가는 리무진에 탑승한 채 업무상 전화를 하면서 리무진에 딸린 거울의 조명을 켜고 가발을 꺼내 손질하고 옷을 갈아입는 등 오스카가 탄 리무진은 분장실로 변해버립니다. 오스카는 하루 동안 배정받은 걸인, 모션 캡처 전문 배우, 광인, 아버지, 아코디언 연주자, 암살자, 희생자, 죽어가는 남자, 집 안의 남자 등 아홉 개의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가고 리무진 홀리 모터스는 그런 오스카를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데려다 놓습니다.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선 중 16 위에 선정된 영화 홀리 모터스는 프랑스 배우 드니 라방의 1인 9역 연기가 가장 큰 볼거리이자 입권이라 할 수 있는데 오스카는 허물을 벗듯 역할마다 전혀 다른 사람이 되는 신묘한 연기를 선보이며 역할에 따라 외모는 물론이고 숨소리와 걸음걸이가 달라지는 등 영화 내내 드니 라방의 신들린듯한 연기는 계속됩니다. 오스카는 근엄한 사업가에서 무덤에 놓인 꽃을 뜯어먹는 광인, 용을 닮은 가상의 크리쳐가 섹스하는 동작을 만들어 내는 모션 캡처 전문 배우와 딸의 거짓말에 화가 난 아버지에서 허리가 굽을 대로 굽은 걸인, 중국인 공장에 쳐들어가는 암살자의 모습까지 보여주며 한 명의 배우가 한 영화에서 정말 다양한 역할을 펼쳐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영화 홀리 모터스에서 오스카가 연기하는 아홉 개의 역할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 오스카가 연기하는 아홉 가지 인생은 바로 삶의 아홉 가지 단면이 투영된 모습이기도 한데 오스카가 연기한 아버지의 경우 난생처음 갔던 파티에서 화장실에 숨어 있기만 했던 딸 안젤(잔 디슨 분)이 “난 매력이 없잖아”라고 말하자, 아버지는 눈물을 비추며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받을 벌은 너 자신이야. 평생 그렇게 사는 거.” 그리고 오스카는 단단히 화가 나서 리무진으로 돌아옵니다. 또한 죽어가는 남자의 역할에서는 오스카는 죽음을 경험하는데 자신의 곁을 지키는 조카 레아(엘리스 루모 분)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네가 미움받았던 건 네가 사랑받았기 때문이야. 넌 사랑을 독차지했어.” 또한 오스카는 철거 직전의 백화점 앞에서 우연히 옛 연인 진을 만나는데 서로의 다음 일정을 위해 딱 20분만 같이 있기로 한 두 사람은 추억의 장소인 백화점 안을 걸으며 진은 오스카가 "사라졌다"라고 말하지만, 오스카는 “사라진 적 없다"라고 말합니다. 오스카는 진이 모르는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하지만 야속한 시간은 두 사람의 이별을 재촉할 뿐입니다. 오스카가 암살자와 희생자 연기를 마치고 리무진에서 분장을 지우고 있을 때 오스카의 맞은편 그림자 속에서 누군가 모습을 드러내며 “여전히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하세요? 이제 못 믿겠다며 불평이 들어와요. 난 당신 작업을 좋아하지만 몇몇은….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가 뭔가요? 영화 홀리 모터스는 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불안과 공포심 그리고 연인 예카테리나 골루베바의 죽음의 상처를 딛고 만든 영화로 예카테리나 골루베바는 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영화 폴라X에 출연했던 배우로 2011년 세상을 뜨기 전까지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았다고 합니다. 영화 홀리 모터스는 연인의 죽음과 혼자 남겨진 자의 고독을 담담히 이겨내고 인생의 거센 파도를 거쳐 온 모든 사람들을 향한 담담한 위로이자 우리 인생의 모습을 비추는 또 다른 거울이기도 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