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로草露:낡은 묘비명에 눈물대신 함성으로 화답하여주오

 

 

 

 

 

 

 

 

 

 

 

 

 

 

 

 

 

 

 

 

 

 

 아이야,길 잃지 말거라..!

 

 

 

 

 

 

 

놓치지 않아야 할 손을 놓친 아이의 눈동자는 

 

메케한 연기만 내 뿜는 방역차만 하염 없이 따라 가다

 

어느 낯선 거리에 멈춰서 울고야 말았지

 

바삐 지나가는 사람들 속에 자신을 지켜 주던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린 것을 깨닫고만 그 철없고 어린 꼬마가 보던 세상은,

 

 

 

 

 

 

 

 

 

소년아,길을 헤메지 말거라..!

 

 

 

 

 

 

 

 

낡은 다락방 구석 공상의 나래속에서  

 

스쳐가는 바람 한줄기에도 눈길,마음길 빼앗기던 폭풍 같던 시기

 

자신만의 팅커벨과 피터팬,래버랜드에서 상상의 앨범을 펼치며

 

청춘의 회오리 바람

 

가슴에 한없이 밀려와 품에 안기에도 버겨웠던 세상 나들이

 

 

분주한 거리에 홀로 나아가 한살 두살 그리 철이 들자

 

결코 자신으로인해 변하지 않음을 알아 버린 슬픈 깨달음에

 

한동안 목놓아 울어버린 작은 좌절속에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만들어버리기 시작했지

 

품에 안으려던 벅참에서 해방되었지..

 

 

세상은 결코 움직이지 않고

 

변하지 않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련과 부딪힘의 좌절이 필요했지

 

분노로 인해 내 자신을 바로 못보고 어둠속을 방황하다

 

벌레 먹은 황혼의 붉은 사과,

 

뚝.. 떨어지는 꿈속에 내가 기대고

 

의지할 것은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들뿐이었지

 

목에 개 목걸이가 채워진 새퍼트마냥

 

끊임 없이 탈출하고 부셔버리고 싶었던 날들..

 

 

 

 

 

 

노인이여, 이젠 죽음조차 망설임 없이 받아들여라..!

 

 

 

 

 

 

거울속에 비추는 늙고 초로한 자신을 보며 그제야 알수 있었지

 

사랑하는 이조차 지쳐 멀리하고 나를 두려워할때야

 

그 모든 꿈이  스스로 바뀌지 못한 허망과 어리섞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사랑하는 이름들이여!!

 

바람부는 언덕 위에

 

낡은 비석 살 여분은 머리맡에 놓아 둘 테니 이리 써주오

 

 

"한바탕 헛된 꿈 꾸던 어리석은 노인네 이곳에 조용히 잠들다.."

 

 

그리하여도..눈물 대신 기쁜 함성으로 묻혔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