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의 아버지는 사라지고 없지만 아버지는 있었다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선 【80】리턴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선 중 80위에 선정된 영화 리턴은 2003 제 60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제16회 유럽 영화상 유럽 영화 아카데미 신인상 수상,제1회 자그레브 영화제 최우수 장편상 등을 수상했습니다.영화 추방(2007),엘레나(2011),리바이어던(2015),러브리스(2019)등을 연출한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 작품으로 영화 리턴은 우리들에게는 쉽게 접하지 못하는 러시아 연방 작품이기도 합니다.주연배우들로는 블라디미르 가린(안드레이 역),이반 도브론라보프(이반 역),콘스탄틴 라브로넨코(아버지 역),나탈리아 프도비나(어머니 역) 등이 출연합니다.영화 리턴 시놉시스는 오랫동안 아버지와 헤어져 자란, 안드레이와 이반은 어리지만 우애가 깊은 형제다. 어느 날 동네 아이들과 싸우고 집에 돌아온 두 소년들은 12년동안이나 집을 떠나있었던 아버지가 집에서 자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어머니의 허락을 받고 ‘안드레이’와 ‘이반’은 오래된 사진으로만 보아왔던 아버지와 친해지기 위해 함께 낚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이 여행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두 아들과 아버지가 친해지는 것이지만 오랫동안 헤어져 있었던 탓에 두 형제는 아버지의 강압적인 태도를 불편해한다. 여행을 하는 동안 ‘안드레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버지에게 강한 유대감을 가지게 되지만, 이반은 아무것도 해준 것 없이 자신들을 무시하고 꾸짖기만 하는 아버지를 미워하며 반항심을 품게 된다. 그로 인해 안드레이와 이반 형제의 사이도 멀어지게 되면서 세 사람은 이렇게 어색한 관계를 유지한 채 여행의 목적지인 ‘섬’에 도착하게 된다. 지난 12년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계속 누구와 끊임없이 전화 통화를 하는지, 그 땅속에 묻혀있던 낡고 딱딱한 상자 안에는 무엇이 들었는지, 그리고...그리고... 왜 이제서야 돌아와 평온했던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드는지.... 아버지의 미스터리한 행동과 강압에 이끌리며 의지를 시험 당하게 되는 두 형제. 그들의 이루지 못한 가슴 아픈 화해와 재회에 대한 이 이야기는 누구도 상상치 못한 결말을 향해 달린다.
영화 리턴은 시종일관 우울한 색채의 향연입니다.잿빛 건물들, 초록색깔의 식물들은 있지만 알록달록한 꽃은 없으며 연둣빛이 아닌 짙은 청록색의 숲, 검은빛을 띠는 바다, 인가가 드문 비포장도로 등 황량함을 느끼게 하는 배경들만 줄곧 나옵니다. 유일하게 아버지가 타고 온 자동차만이 빨간색일 뿐입니다.또 영화 초반 아이들의 엄마가 등장하는 것을 제외하면 이 영화에서는 아버지와 두 아들 외에는 거의 아무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셋의 관계도 화기애애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굉장히 황량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차남 이반(이반 도르본라보프 분)은 동네 친구들과 형 안드레이(블라디미르 가린 분)가 모두 다이빙에 성공하고 자기 혼자 남자 놀림당할 것이 두려워 전망대에서 내려오지도 못하는데 그때 엄마가 올라와서 아이를 달랩니다. '다음에 하면 된다.' '엄마도 아무 말하지 않을 거다.' 하면서. 그러나 엄마의 말과는 달리 친구들은 이반을 겁쟁이라고 놀립니다. 형인 안드레이까지 놀림에 가담하자 치고받으면서 집까지 뛰어오는데, 집에는 12년 만에 아버지가 돌아와서 아무렇지도 않게 자고 있었습니다. 오래된 사진을 꺼내보고 나서야 그들은 자신의 아버지인 것을 믿을 정도였습니다. 아버지(콘스탄틴 라브로넨코 분)는 아무렇지도 않게 식탁 상석에 앉아 가장 인척하고 갑자기 내일 너희 둘과 여행을 떠날 거라고 말합니다. 1박 2일의 짧은 일정을 계획하고 기분 좋게 출발한 여행은 안드레이, 이반 두 아이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르게 흘러갑니다. 특히 차남 이반은 거의 출발하자마자 집에 돌아가고 싶어질 정도로 아버지에게 반감을 품게 됩니다.
12년 만에 나타나서는 아빠라 부르라고 강요하고, 처음 와보는 낯선 곳에서 식사할 곳을 찾으라고 안드레이를 보냅니다.배고프지 않다는 이반을 끌고 가 억지로 식당에 앉히고, 끝까지 다 먹으라고 합니다. 아버지는 안드레이에게 지갑을 주고 종업원을 불러 계산하라고 시키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는데 지갑을 꺼내 이반에게 돈을 보여주다가 그 동네 양아치들에게 얻어 맞고 지갑을 뺏기는데, 아빠가 차를 타고 따라가서는 지갑도 찾고 범인도 끌고 옵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너희도 당한 만큼 갚아주라.' 고 합니다. 아이들이 그냥 보내주라고 하자 약해 빠졌다고 뭐라고는 해도 아빠는 배고파 지갑을 훔쳤다는 그 아이에게 돈을 들려서 곱게 보냅니다. 계속 불평만 늘어놓는 이반을 길 한가운데 내려놓고 떠나기도 하고, 여기도 물고기가 잘 잡힌다고 다른 데 가지 말자는 말도 무시하고, 사람이 없는 무인도로 안드레이와 이반을 데리고 가지만 아이들은 강제로 끌려가면서도 지금까지는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경험히게 됩니다.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선 중 80위에 선정된 영화 리턴은 후반부에 이르기까지 차남 이반과 아버지의 반목을 주로 다루지만, 아버지의 죽음 이후 달라지는 것은 이반이 아니라 안드레이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것을 인정하고 안드레이는 울지 않지만 이반은 운니다.그리고 아버지를 배로 모셔가기 위해 도구를 만듭니다.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겁게 짓누르듯이 관객을 끌고 가지만 잔혹함과 무거움을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또 안드레이가 거의 대부분 목에 걸고 있는 카메라와 망원경이 영화를 표현하는 재료로 잘 쓰였는데 이반과 안드레이가 망원경을 통해 바라보는 풍광을 카메라가 두 번 그렇게 표현하는데 시종 묵직하게 가다가 망원경 안에서 흔들리고 여기저기 움직이고 거리감이 좁혀지면서 기분 전환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엔딩을 카메라로 찍은 흑백사진들을 이어서 보여주며 끝을 맺습니다.이상으로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선 중 80위에 선정된 영화 리턴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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