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슈퍼히어로보다 강력한 한국의 요괴대백과사전
이동욱,김범,김소연 주연 구미호뎐 1938
한국의 토속 요괴들이 현대 드라마 속에서 히어로로 다시 태어나 멋진 러브 스토리와 마블 뺨치는 액션을 선보이고 있습니다.이동욱,김범,조보아,김소연 등이 출연한 구미호뎐 시즌1이나 현재 방송되고 있는 구미호뎐 1938 그리고 불가살 등은 우리나라 고유의 요괴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들로 전설이나 신화속에서만 살아 숨쉬던 인간에게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던 요괴,요물들이 인간과 사랑을 나누고 일제강점기에서 일본군을 통쾌하게 때려 눕히는 등 한국 액션의 새로운 볼거리와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권나라,이진욱,공승연 등이 출연한 불가살(2021년 작품.16부작)은 죽일 수도, 죽을 수도 없는 불가살(不可殺)이 된 남자가 600년 동안 환생을 반복하는 한 여자를 쫓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시놉시스로 요괴들에게 생명을 위협 당하는 한 여자와 죽지도 않는 불사의 몸을 지닌 한 남자와의 길고 긴 인연을 다룬 다크 판타지 드라마로 이 드라마 속에서도 한국의 요괴들이 다수 등장합니다.여기에 구미호뎐 시즌 1 역시 이동욱과 김범 그리고 조보아 역시 다크한 분위기 속에 스릴러 요소를 적절히 섞어서 요괴와의 대결을 그리며 인기를 얻기도 합니다.
구미호뎐의 시즌2 구미호뎐 1938의 경우 구미호 이연이 일제강점기 시기로 떨어진 후의 활약상을 그리고 있습니다.일제강점기 시기 경성에서 이연은 죽었던 이랑을 다시 만나게 되고 여기에다 조보아 대신 구미호뎐 1938의 새로운 여주인공 류홍주 역의 김소연은 다크한 분위기의 전작에 비해 훨씬 밝아진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며 몰입도를 극대화 시킵니다.1938년도의 경성의 모습도 어색하지 않게 재연되었으며 전체적으로 액션이 강화되면서 볼거리가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구미호 이연의 순애보가 눈길을 사로잡았던 시즌1에 비해 시즌 2구미호뎐:1938에는 한국 고유의 토착신이나 요괴들이 전작에 이어 대거 등장하는데 불가살이, 어둑시니, 여우누이, 우렁각시 등과 일제 강점기 시절이다보니 최종보스격으로 일본의 요괴들도 등장할 것으로 보여집니다.그래서 오늘은 구미호뎐:1938 속 한국의 토착 요괴에는 어떤 종류의 것들이 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의 요괴들_구미호
드라마 구미호뎐 1938에서는 구미호가 남자로 묘사되어 있지만 전통적으로 구미호는 여성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구미호는 동아시아 고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요괴로 산수,매구,불여우,노구화호,삼두구미가 근연종들이며 여우로 둔갑하는 노구화호 특성을 지닌 서구할미도 이쪽 계열과 가깝습니다.중국의 산해경에서 꼬리가 아홉 달린 여우인 구미호는 청구국에서 산다고 언급하는데, 여기서 청구국이란 과거 중국에서 한국을 이르던 말로 이 기록이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오랜 구미호 관련 기록이기도 합니다.한·중·일 삼국에서 구미호(九尾狐)는 신통력을 가진 꼬리 아홉 달린 여우를 뜻하며 남자를 잘 홀리는 매혹적인 여성으로 변신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가장 오래된 구미호 관련 기록은 중국춘추전국시대에 편찬한 것으로 추정되는 산해경에서 찾을 수 있는데 그 산해경 중에서도 남산경(南山經)의 내용은 이러한데 식인 요괴로서의 특징이 보입니다.
다시 동쪽으로 300리를 가면 청구산(靑丘山)이라는 곳인데 그 남쪽에서는 옥(玉)이, 북쪽에서는 푸른 흙이 많이 난다. 이곳의 어떤 짐승은 생김새가 여우 같은데 아홉 개의 꼬리가 있으며 그 소리는 마치 어린애 같고 사람을 잘 잡아먹는다. 이것을 먹으면 요사스러운 기운에 빠지지 않는다.
/남산경(南山經)
아홉개의 꼬리가 있는 여우를 표현한 것이 산해경의 원문이고 이 요상하게 생긴 여우에게 구미호라는 명칭을 붙여 정립 시킨 사람은 산해경의 주석가인 곽박입니다.국어문학자료사전에서는 구미호를 위와 반대로 고대로부터 내려온 풍요의 상징으로 해석하는데
-오월춘추(吳越春秋)》에 우(禹)왕은 나이 서른이 넘어 구미호를 보고 도산씨(塗山氏)의 딸을 아내로 삼았다.
=백호통(白虎通)》에서 아홉 개의 꼬리는 자손 번창을 상징한다.
또한 두산백과에서는 고려의 영웅 강감찬 장군이 인간 남성과 여우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설화를 예로 들어 구미호를 포함한 여우라는 동물에 대해 지혜와 풍요의 상징이 있다고 보는 동시에 여우가 무덤의 시체를 파먹는다는 속신을 빌어 죽음의 이미지도 강조하고 있습니다.해외동경(海外東經), 대황동경(大荒東經)에서도 ‘청구(青丘)’의 나라에 구미호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육오(陸吾)"라는 중국신화의 신은 인간 얼굴에 꼬리 아홉개를 지녔다.
-9라는 아홉수는 꽉 채워졌기에 극상이자 이미 꺾어진다는 의미로 너무 길한 만큼 액운이 따른단 경고다.
-고대의 여러 전각화에는 서왕모 곁에 해와 달을 상징하는 삼족오와 두꺼비와 같이 구미호도 있다.
-중국의 학자 원가(袁珂)는 이를 상서로움의 상징으로 해석한다.
-서응도(瑞應圖)에서 하늘, 땅, 동서남북이 하나가 되는 육합(六合)에 구미호가 등장한다고 한다.
흔히 구미호는 서큐버스처럼 남자를 홀려 정기를 빼 먹는 요물로 그려지지만 고대로 올라갈수록 신령에 준하는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하는등 복잡한 성격을 가진 일종의 신성수(神聖獸)입니다.원나라의 고대소설 전상평화(全相平話)의 "무왕벌주평화(武王伐紂平話)"와 그 이후에 나온 봉신연의에서는 중국 상나라 주왕의 총비(寵妃)였던 달기가 구미호의 화신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일본으로 건너가 지금까지도 서브컬쳐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타마모노마에 전설로 나타나 에도 시대에 크게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명나라때에 나온 서유기에도 구미호가 등장하는데 설정은 금각은각형제가 모시는 "압룡동 노마님"으로 뭔가 있어 보이는 보스의 위치이지만 활약 한 번 못해보고 손오공의 여의봉에 순살당하는 단역 취급을 받습니다.베트남의 경우 건국신화에 구미호가 등장하는데 이름은 "호띤(Hồ Tinh, 狐精)"으로 천 년 묵은 여우의 정령인 이 구미호는 밤이면 귀신이나 인간으로 변신해 굴에서 나와 사람들을 잡아먹었는데 이 괴물은 "락롱꿘(Lạc Long Quân, 貉龍君)"이 천둥과 바람의 마법으로 사흘을 싸워 지치게 만든 후 도망가려는 찰나 오색실을 꼬아 만든 올가미로 목을 졸라 퇴치합니다. 락롱꿘은 "씩꾸이"라는 나라를 다스리는 왕 "록뚝"과 용왕의 딸 사이에서 태어나 물 속을 자유롭게 왕래하고 강력한 힘을 지닌 영웅이자 왕으로 이 신화는 한국의 단군신화에 해당하는 위치를 차지합니다. 이런 락롱꿘과 사흘이나 싸워 버틴 베트남의 구미호는 건국영웅의 신화적 업적의 트로피란 점에서 화려한 이력을 자랑합니다.
구미호의 발상지와 관련해, 산해경에 나온 청구국이 동이쪽이니 결국 고대에 우리쪽 혈통과 더 가까운 부족이나 그 문화권이 원조라는 설과 그냥 단순히 중국쪽 천호나 요호가 모티브 아니냐란 설. 더 단순하게는 타마모노마에가 모든 구미호의 근원이다란 설 등 구미호 발상지와 관련하여 이런저런 설정 논쟁이 종종 일어나는데 정확히 알 수 없는 오래전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래도 최소한 일본의 타마모노마에는 중국의 달기에서 파생한 창작물임은 분명하지만. 어쨌거나 한국의 여우가 종교와 엮여 등장하는 기록들, 중국의 오가지신에 속한 여우, 일본의 이나리 신앙과 관련한 여우에서 보이듯 꼭 꼬리가 아홉이 아니어도 여우라는 동물 자체가 예로부터 인간의 이목을 끌어왔다는 것입니다.11세기 즈음엔 여우를 어찌나 귀하게 여겼던지 여우를 쏴죽인 사람에게 유배형을 내렸다는 기록도 있습니다.진짜로 꼬리가 아홉 개 달린 게 아니라 꼬리털이 아홉 갈래로 갈려서 아홉 개처럼 보인다고 하는데 꼬리 하나가 아홉 갈래가 나 있으면 영물인 천호, 꼬리가 아홉 개 있으면 요물인 구미호라는 식으로 설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설정상으로 구미호는 태어날 땐 꼬리가 하나인데 성장하면서 꼬리가 갈라지거나 태어날때부터 꼬리가 아홉개인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이런 전승과는 별개로 여우란 말 자체가 주로 교활한 사람 특히 궁 안에 있는 간신배들을 비하하는 데 쓰이기도 했는데 천자문에선 은의 주왕(기원전 11세기경)을 유혹해 나라를 기울게 한 달기를 구미호라 비하했고 영조 시절 관리인 최익남은 영조의 노여움을 사 '구미호 같은 놈'이라는 쌍욕을 들었다고 합니다.
▣한국의 요괴들_강철이
가뭄, 혹은 우박의 요괴.하늘을 날아다니고 바다를 휘젓는다. 맹렬한 열기를 품고 있어 강철이가 한 번 지나가면 산천초목이 모두 말라버린다고 전해진다.강철은 한국신화 속 괴물로 강철, 꽝철, 깡처리 등등 발음이 다양한데 표준국어대사전에 표제어로 실린 것은 강철이입니다.특정 지역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전승이 유행한 특이한 요괴로 맹렬한 열기로 산천초목을 모두 말려버린다고 해서 화(火)속성이라고 흔히 알려져 있는데, 우박을 동반한 폭풍을 일으킨다거나 호우로 농사를 망친다는 전승도 함께 있습니다. 이로 보아 강철이라는 괴물은 특정 속성에 구애되는 것이 아니라 농사를 망치는 온갖 재해들 그 자체가 형상화된 존재라고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한데 "강철이 간 데는 가을도 봄"이라는 속담도 남아 있으며 풍성한 가을의 결실도 강철이가 휩쓸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봄처럼 된다는 뜻입니다.현대에는 용이 되는데 실패한 이무기가 타락하여 변한 괴물이며, 용이 되지 못한 울분과 화가 쌓여 속에서 천불이 일기 때문에 불을 다룬다는 설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어우야담(17세기)에는 강철이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오십 척의 넓이에 수백 리 되는 크기의 물체가 불길을 일으키며 지나갔다고 하는데 이 물체는 폭우와 천둥번개가 몰아치던 날 나타났다고 하며, 사람에 따라 화가 난 용 또는 악어의 일종이라고 했습니다.그러나 악어는 조선에 존재하지도 않았고, 기본적으로 동양의 용은 서양의 드래곤처럼 불과 관련있는 동물이 아니므로 현대에 와서 강철이라고 추측할 뿐입니다.이수광의 지봉유설(1614년)에서 “강철이 가는 곳에는 가을도 봄 같다”는 속담을 소개하며, 그 의미를 알지 못하던 저자 이수광이 시골 노인에게 묻자 “강철이라 하여 식물을 말려죽이는 괴물이 있다”는 답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수광은 이것이 중국고전에 나오는 뱀꼬리 달린 소 괴물 비(蜚)와 같은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또한 이익이 쓴 성호사설(18세기 중반) 만물문 편에서 강철이는 독룡(毒龍)이라고도 하며 소와 형태가 비슷하고 폭풍, 낙뢰, 우박을 퍼부어 곡식과 가축을 상하게 한다고 했습니다. 주로 늪과 호수에 살고 있으며 밖으로 나오면 강력한 열기를 내뿜어 수분을 없애고 가뭄이 들게 한다고 했으며 김리만의 학고집(1742년)에서는 강철이는 독룡 비슷한 것인데 온 몸에 털이 있고 황색 기운을 띠고 있다고 했으며 김리만은 강철이를 중국고전의 효(蟂)와 같은 것으로 추측했습니다.신돈복의 학산한언(1779년)에서 이의제라는 사람이 강철이를 목격했는데, “소 같기도 하고 말 같기도 하고 용 같기도 한 동물”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목격장소는 계룡산과 철원인데 철원에서는 우박을 뿌렸다고 하며 신돈복은 강철이를 중국의 한발(旱魃:중국 신화의 황제 헌원의 딸. 몸에 불덩어리가 들어 있어 사방 천리에 가뭄을 일으킨다. 한발이라는 말 자체가 한자로 가뭄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가뭄이 의인화된 여신.)과 동일시했습니다.박지원의 열하일기 성경잡지 편(1780년)에선 청나라 사람과 필담을 할 때, 중국의 화룡, 응룡,한발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박지원이 조선에서는 그런 것들을 강철(罡鐵)이라고 부른다고 대답했습니다. 화룡이 내려 앉은 곳 주변의 호수와 강은 말라버리고 가축들은 뼈까지 모두 불타 녹아버린다고 합니다. 위의 속담(강철의 가을)도 인용했는데, 동석한 중국 사람이 '사주를 따져 보면 내가 태어난 해가 그 강철의 가을이니 팔자 펴기는 글렀다'고 농담을 했다고 합니다.이덕무의 양엽기에서는 술이기,죽창소품이란 두 권의 책을 참고하여 강철을 중국 요괴 후(犼:오래 묵은 강시가 신통력을 얻어 변한, 사자개 비슷하게 생긴 식인괴물. 가뭄을 일으킬 수 있다. 악행을 못하도록 관음보살 등 불교의 신들이 올라타서 억누른다고 한다.)와 동일시했습니다. 이덕무의 말에 따르면 망아지처럼 생겼으며, 김포의 늪 속에 살면서 가뭄을 일으키고 강철이를 바닷물에 몰아넣으니 열기로 바닷물이 들끓었다고 합니다.
한국민속신앙사전에 채록된 기록으로, 경남지역에서는 “용이 되는데 실패하여 땅으로 떨어지는 괴물”인 강철이를 쫓아내는 "꽝철이 쫓기"라는 기우제를 벌였다고 하며 밀양 석골사에는 상좌를 질투한 주지가 도술을 부려 상좌를 강철이로 변하게 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청도군 대비사의 승려가 용이 되려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꽝철이가 되어 농사를 망치기에 이 지역에 "꽝철이 쫓기" 행사가 생겼다고 합니다.1957년 양산군에 홍수가 났는데, “소위 용못된 깡철이란 괴동물”이 나타나 홍수를 자유자재로 증감시켰다는 괴소문이 돌고 강철이 2마리가 나타나 사람들이 구경했다는 기사가 있는데 강철의 움직임에 따라 수면이 5미터 가량 오르내렸다고 합니다.
▤한국의 요괴들_귀수산
귀수산은 '거북이 머리 같은 산'으로 수백 미터를 훌쩍 넘는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한국의 요괴입니다. 바다에서 살기 때문에 섬이나 암초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신문왕 2년(682)에 동해에 거대한 산 하나가 나타났는데, 모양이 마치 거북의 머리처럼 생겼으며 산 위에는 한 개의 대나무가 있어 낮에는 둘이었다가 밤에는 합해서 하나가 되었다고 합니다.이 대나무와 비슷한 더듬이를 잘라내면 곧 도망치거나 죽게 되는데 이 대나무 모양의 더듬이는 조각조각을 잘라 물에 넣어 키우면 한 조각 한 조각이 그대로 변해서 이상한 동물의 새끼가 되며, 그 어린 모습은 용처럼 보였는데 이것이 자라나서 커지면 거대한 귀수산이 되는듯 했습니다.왕이 동해로 나아가 섬으로 사자를 보내니 어디선가 나타난 용의 도움으로 산에 있던 대나무를 얻었는데 용은 이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어 불면 온 세상이 태평해질 것이라 하였고, 대나무를 얻고 다시 지상에 도착한 사자가 돌아보니 용과 산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왕이 대궐로 돌아오자 그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어 만파식적이라 하고 월성천존고(月城天尊庫)에 간직해 두었는데 이 피리를 불면 적병(敵兵)이 물러가고 병(病)이 나으며, 가뭄에는 비가 오고 장마지면 날이 개며, 바람이 멎고 물결이 가라앉았습니다. 또한 용은 검은 색 옥대를 사자에게 주었는데, 옥대 한 쪽을 떼어 내 시냇물에 던지니 곧바로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고 합니다. 시냇물이 있던 곳은 곧 거대한 웅덩이로 변했고 사람들은 그곳을 용연(龍淵)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이와 같이 귀수산은 요괴인지 그냥 거북의 머리를 닮았을 뿐인 산인지 애매하며 또한 만일 생물이라 하더라도 요괴보다는 신수 쪽에 가까운 모습이라 할 수있습니다.
▦한국의 요괴들_거구귀
거구귀(巨口鬼)는 이름 그대로 입이 아주 큰 요괴인데, 그 입이 얼마나 컸는지 윗입술이 하늘에 닿고 아래 입술은 땅에 닿았다고 하는데 거대한 입에 무시무시한 외관을 하고 있지만 비범한 사람을 만나면 어린 소년의 모습인 '청의동자'로 변신해 그 사람을 보좌하고 수호하는 존재로 변한다고 합니다.거구귀에 대한 일화로는 신숙주가 비정규 문과, 무과 시험을 보기 위해 여러 벗들과 함께 성균관으로 향하고 있던 그때, 길 한가운데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거구귀와 조우하고 말았다고 합니다. 거구귀의 모습을 보고 공포에 질린 친구들은 전부 도망가 버렸지만, 신숙주는 이를 무시하고 곧장 앞으로 걸어 나가 거구귀의 입속으로 들어갔는데 그러자 신숙주 앞에 청의동자가 나타나 절을 하며 시키는 대로 할 테니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청하자 신숙주가 이를 승낙,청의동자는 숙주를 따라다니며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청의동자는 여러가지 능력으로 신숙주가 장원에 급제하게도 해 주고,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 생기기 전에 모두 손을 써 두었는데 그렇게 세월이 흘러 신숙주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자 동자는 울면서 하직인사를 하고 어디론가 사라졌고, 얼마 안 있어 신숙주 역시 죽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의 요괴들_장산범
장산범은 부산광역시 장산 산속에서 출몰한다는, 호랑이를 닮은 괴생명체(크립티드)의 도시전설 속 요괴로 대부분의 요괴 전설들이 전근대에 만들어진 것과 달리, 장산범 괴담은 미국의 슬렌더맨과 일본의 쿠네쿠네처럼 인터넷 커뮤니티를 타고 유명해진 현대 괴담(도시전설)입니다. 같은 금수형 크립티드 전설로는 제보당의 괴수나 영국의 헬하운드,조선 중종 시기 괴수 출현 소동이 유명합니다.이 크립티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전통적인 한국 요괴들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콘셉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세련된 디자인과 영적 능력이 조합되어 있으며 테마도 자연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숲속에서 길을 잃고 헤맨 현대인들의 경험담과 기억'을 바탕으로 창작된 것이라서 설정도 탄탄한 편인데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민간설화 속의 요괴들은 대개 여러 갈래의 구전이 있다 보니 사람들에 따라 알고 있는 설정이 다른 경우가 많은데, 장산범은 그 설정 또한 확실히 잡혀 있어 혼선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것 역시 현대에 창조되는 가상 요괴의 돋보이는 특징 중 하나입니다.장산범의 모습은 여러 매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인 외형은 진홍색의 피부, 비단같이 곱고 긴 털, 기본적인 호랑이의 골격, 특히 털이 가장 큰 특징인데 여성의 머릿결 같은 매우 아름답고 고운 백발의 긴 털이 일종의 환각을 일으켜 사람의 경계심을 없앤다고 하며 분명 모습은 호랑이인데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다고 합니다.거기다 울음소리가 매우 기묘한데 칠판이나 쇠를 긁는 소리를 비롯해 물 흐르는 소리, 빗소리, 바람소리 등의 여러가지 자연의 소리를 낼 수 있으며, 생물의 목소리 역시 정확히 묘사하는 재주가 있다고 합니다. 호랑지빠귀, 개, 소, 고양이, 호랑이, 늑대, 여우, 양, 늙은이와 어린이, 사람의 비명, 올빼미, 부엉이, 소쩍새, 맹금류, 까마귀 등의 소리와 심지어 죽은 이의 목소리까지 한 번 들으면 흉내낼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해 사람을 잡아먹는다고 합니다.장산범은 희고 긴 털을 가진 호랑이 요괴로, 환각과 성대모사능력을 가졌습니다.
■한국의 요괴들_귀태
귀신과의 성관계로 생긴 아기를 귀태라고 하는데 비유적으로 쓰이거나 하지 않는 한, 무속 용어에 가깝습니다.서적들에서의 묘사를 보아 외관상은 인간과 별 다른 차이점이 없지만,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도깨비라던가 귀신들을 보며 그들과 교류할 수 있는 능력을 타고 났습니다.신라시대에 진지왕의 귀신이 도화녀와 교합하여 비형랑이 태어났다는 설화가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는 고대로부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조선시대에도 각종 문헌 설화에 귀태가 기록되어 있으며, 귀태는 의원이 무슨 수를 써도 떼어낼 수 없었다고 합니다. 김안로(金安老)가 저술한 용천담적기(龍泉談寂記)를 보면 귀태에 관한 일화가 있습니다.전래동화 중에도 귀태라고 볼 수 있을 법한 이야기가 있는데 외아들이 장가도 못 가고 죽은 노부부가 있었는데, 지나가던 나그네가 부모보다 먼저 죽은 것도 불효인데 손자도 안 남기고 죽어 대를 끊게 된 것도 불효 아니냐"라고 한탄하는 노부부를 보고는 '죽은 사람이 산 자식을 얻을 자리'라는 땅을 알려주며 아들의 무덤을 옮기게 합니다. 그리고 얼마 후 근방에 사또로 파견된 벼슬아치가 처자식을 데리고 내려오고 있었는데, 노부부 아들의 무덤 근처를 지나는 순간 사또 딸이 타고 있던 가마가 갑자기 땅에 딱 붙어 꼼짝도 안 했던 것. 한참만에야 가마가 저절로 떨어져 가던 길로 계속 갔지만, 사또 딸은 별안간 그때부터 배가 불러오더니 급기야 달이 차자 아들을 하나 낳았습니다. 시집도 안 간 딸이 아이를 낳았으니 당연히 사또 집안은 뒤집어졌고, 어찌된 일인가 알아보던 사또는 가마 안에서 은장도 하나를 찾아냅니다. 이 은장도는 노부부가 아들 무덤을 옮길 때 함께 묻은 것이었고, 사또의 수소문 끝에 그 소식을 전해들은 노부부는 사또 딸의 아이를 데려와 키웠다는 이야기인데 달리 생각해 보면 사또 딸 입장에선 이런 충격과 공포도 없었을 듯 싶기는 합니다.서양의 캠비온이 귀태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귀태는 비유적으로는 두려워하고 걱정함, 나쁜 마음,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이 태어남 등의 의미로 쓰이며 한의학에서 병명으로도 쓰이는데 오늘날의 '포상기태'와 유사한 병증을 뜻합니다. 고귀한 태도나 자태를 나타내는 귀태(貴態)와는 발음만 같을 뿐 전혀 반대의 의미이므로 사용에 주의를 요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요괴들_고관대면
고관대면(高冠大面)은 도깨비의 일종으로 조선시대 성현(成俔, 1439 ~ 1504)이 지은 용재총화에 등장하는 도깨비입니다. 고관대면은 요괴를 묘사한 단어로 요괴의 본명이 아니며 외형은 높은 관리가 쓰는 관을 쓰고 커다란 얼굴과 관에 비해 몸은 작아서 나무에 기대어 서 있다고 합니다. 조선 때 성현의 외삼촌이 지금의 부여 땅에서 보았다고 하는데 성현의 외삼촌인 안공(安公)은 성격이 엄하고 굳세어 12주 현을 역임하면서 추오도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때문에 관리들은 그를 무서워했고, 백성들은 그를 따랐는데 그가 임천(林川) 군수가 된 후, 어느 날 관리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사냥개가 원중(苑中)의 큰 나무를 향하여 매우 짖어댔는데 공이 돌아다 보니 어떤 괴물이 고관대면(高冠大面 - 높은 관리의 모자를 쓴 큰 얼굴)으로 나무에 의지하여 서 있었다고 합니다. 안공이 그 괴물을 뚫어지게 바라보니 점점 사라져 버렸습니다.
▥한국의 요괴들_그슨새
그슨새는 제주도의 요괴로 제주도의 특성이 무척 잘 드러나는 요괴입니다. 주젱이(낟가리 위에 빗물이 새어들지 않도록 덮는 것, 주저리)라는 제주도의 우장을 뒤집어 쓴채 길거리를 돌아다니는데 제주도에서는 사악한 기운이나 액을 ‘새’라고 하거나 원통하게 죽은 영혼은 ‘새’가 된다고 믿기도 했는데 그 이유는 한자 ‘사(邪)’자가 와전되어 ‘새’로 음이 바뀌었다는 추측이 있습니다.또 다른 추측에 의하면 옛날 제주도에서는 살인을 한 죄인들에게 주젱이를 씌우는 일이 있었는데, 그러한 죄인들이 죽어서 요괴가 된 것이라고도 합니다. 그슨새도 ‘새’자가 붙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아주 사악한 악귀인데 일반적인 요괴나 귀신들과는 달리 낮에 돌아다니며 혼자있는 사람을 해치고 홀려서 죽인다고 합니다. 그슨새에게 홀린 사람은 정신이나 얼이 빠지게 되는데 그슨새가 혼자 있는 사람만을 노리는 이유는 다른 사람이 홀린사람에게 말을 걸거나 말리면 멈추게 되어 혼자 있는 사람만을 노린다고 합니다. 전체적으로 남성적인 속성이 강한 존재이며 비슷한 이름의 그슨대와는 다릅니다. 그슨새는 전형적인 우산요괴(독각귀), 그슨대는 음흉한 그림자 귀신이라 아예 근본부터 다릅니다.
▥한국의 요괴들_그슨대
그슨대는 그늘, 그믐 등의 단어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보이며, '어둠 속에 선 거대한 것'이라는 뜻으로 추측됩니다. 어둠을 상징하는 또다른 한국 요괴 어둑시니와도 비슷하지만, 사람을 놀래킨다는 묘사가 부각되는 일종의 요정에 가까운 어둑시니와 달리 그슨대는 사람을 직접적으로 살해하는 묘사가 부각되는 '악귀'에 가까운 존재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고려시대의 수호신이자 민간에서 토착신으로 모셨단 헛소문이 퍼져있으나, 이는 애초에 어둑시니에서부터 생겨난 오해를 그슨대에게도 동일시한 것으로 보입니다.제주도의 그슨새와는 이름만 비슷할뿐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그슨새는 독각귀(우산요괴)의 일종이므로, 그슨대와는 발음만 비슷할 뿐, 어둠을 상징하는 그슨대와 어둑시니와는 전혀 다른 카테고리에 속하는데 이런 오해 때문인지 국내에서 발간되는 한국의 요괴 및 설화 연관 서적들에서는 종종 두 존재를 엇갈리게 서술하는 경위가 있습니다.현평효가 1985년에 저술한 제주도방언연구라는 책에서 그슨대는 컴컴한 밤 지사에 한없이 큰 형상으로 나타나서 사람을 해친다는 혹독한 사귀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1993년 8월 28일자 제주신문에는 그슨대를 보았다는 사람의 기사가 실린 적이 있는데, 여기서도 목격자는 그슨대를 사람에게 저주를 내려 해치는 악귀라고 알고 있었다고 했습니다.따라서 이미 2000년 이전부터 사람들은 그슨대라는 존재 자체를 사악한 악귀로 알고있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이로 미루어 그슨대라는 이름 자체는 창작이 아닌것이 입증되었지만, 남자아이 형상의 그림자요괴라던가 가재를 좋아한다는 특성, 운몽선 설화 등의 구전요소는 그 출처가 불분명합니다.
주로 시골에서 목격담이 나오는 귀신,처음 나타날 때는 어두운 장소에서 남자아이의 모습으로 사람들을 꼬시거나 희생자들은 어두운 길에 아이가 있는 모습을 보고 도움을 주기 위해서 다가가지만, 다가가면 순식간에 그림자의 모습으로 커져서 그 사람을 놀라게 만들거나, 그림자로 덮쳐서 죽여버리는 잔인함을 보입니다.이때 무서운건 그림자 자체가 사람을 아예 삼켜 버린다는것입니다.가랑이를 딱 벌리서 선 채로 등장하며, 가랑이 밑을 지난 사람은 병석에서 시름시름 앓다가 죽게 된다는 설도 있는데 그슨대의 능력은 우리나라의 토속요괴의 어둑시니의 능력을 업그레이드 한 것으로 추측됩니다.조선시대의 운몽선 설화가 알려져있으나 사실인지는 미심쩍은데 그 내용은 무장이 길을 가다가 그슨대를 만났는데, 그슨대는 아무리 칼로 베어도 죽지 않았고, 점점 커지기만 했다는 것입니다. 결국엔 거대해진 그슨대가 장군을 집어 던져 죽여버렸다고 하는 이야기입니다.그슨대는 조건부 불사신 요괴로서, 본래 모습인 그림자를 드러내면 물리공격으로는 퇴치할 수 없는 강적입니다. 또, 공격 받을 때마다 점점 거대해지므로, 퇴치법을 모르고 마냥 공격하면 결국 살해당한다는 것입니다.하지만 어둠이 없으면 힘을 쓰지 못하기에, 여럿이서 횃불을 들고 덤벼들어서 그림자의 본체를 없애버리면 퇴치할 수 있으며 가재를 좋아하기에, 가재가 있다면 주고 도망가는 방법도 있다고 합니다.
□한국의 요괴들_어둑시니
어둑시니는 그슨새와 비슷한 한국의 요괴로 어덕서니, 아독시니, 아둑시니라고도 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어둑서니로 등재되어 있습니다.다만 두억시니처럼 귀신이라고 정의된 것은 아니고, '어두운 밤에 보이는 헛것'이라는 의미로 등재되어 있는데 고려시대에 기록되기 시작하여, 조선시대에 요괴로 정착했다고 합니다. 또한 같은 한국 요괴인 그슨대와 상당히 비슷한 요괴이기도 하지만 어둑시니는 단순히 놀래키는 요정같은 존재에 가까운 반면에, 그슨대는 사람을 직접 죽이는 '악귀'에 가깝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기본적으로 어둠을 상징하며, 사람이 지켜보고 있으면 점점 커지는데 계속 바라보거나 올려다보면 올려다 볼수록 더욱 더 커져서, 마지막에는 사람이 깔려버리게 된다고 합니다. 반대로 그렇게 커지고 있는 것을 억지로 내려다보면 점점 작아져 마지막에는 다시 사라지게 된다고도 합니다. 또한 시선을 돌려 버리고 무시해 버리거나, 관심을 주지 않으면 사라져버리는 요괴이기도 합니다.일본에도 미코시뉴도 등의 비슷한 전승이 있으며, 샤먼 시스터즈라는 만화에서도 관련 내용을 다룬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서양에도 영화로도 나온 부기맨도 사람이 두려워하는 걸 좋아하고 힘을 얻는 설정이 나온 바 있습니다.어둑시니의 유래는 어둑하다라는 말은 어둡다라는 의미의 말에, 신위(神位)에서 비롯된 귀신을 뜻하는 귀화어 시니가 합쳐진 말인데 그래서 옛 문학에는 어둑시니처럼 어두웠다라는 표현이 가끔 등장하기도 히며 또 어둑시니는 장님을 일컫는 말이기도 합니다.고려시대의 수호신이었다는 말이 퍼져있으나, 이는 시니(신위)라는 단어의 무게감만 보고 누군가가 창작한 설정이 퍼진 것으로 어둑시니는 어둠 그 자체가 주는 경외적인 심상을 표현하는 단어에 가깝습니다.고로 어둑시니의 개념은 어둠, 혹은 어둠에 대한 공포심 그 자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바라볼수록 점점 커지는 건 어둠에 대한 인간의 공포를 형상화한 것으로, 어둠에 대한 근본적인 두려움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어둑시니의 본질은 인간의 마음이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시니라는 단어가 붙은만큼 어둠을 퇴치할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어둠 그 자체가 지닌 신비성도 강조하는 단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요괴들_이무기
한국 요괴들 중 가장 친숙하기도 한 이무기는 구렁이 요괴라 할 수 있습니다.한국 신화에서 토지신인 뱀과 용의 중간 격인 상상의 동물로 천년을 물 속에서 수행하여 여의주를 획득하면 용이 될 수 있는, 용이 되기 이전의 동물을 말합니다.다른 말로는 미리,바리,영노,훼룡 혹은 이룡, 이시미,이스미(강원), 이멩이(전남), 이무레기(전남), 이무래기(전라), 율무기(충남),율미기(충남),또는 강철이(꽝철이 또는 깡철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광아에 나온 즉슨 이룡은 뿔이 없는 용, 대자원에서는 이무기라고 불립니다. 이시미는 이무기를 부를 때 쓰는 다른 말이기도 하며 이무기의 사투리라는 설도 있습니다. 훼룡은 큰 이무기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합니다.이 이무기와 더불어 미리, 바리 모두 이무기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며 영노도 순우리말이긴 한데 이견도 있습니다. 이무기가 대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역할이라면, 이시미와 강철이는 다소 악한 역할을 말할 때 쓰입니다. 이 둘은 아예 이무기와 다른 존재로 취급하는 설화도 있으며 용이 되려다가 되지 못한 존재 라는 점에서만은 모두 다 동일합니다.정확한 모습에 대한 건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각종 매체에서는 거의 구렁이 모습의 거대한 뱀으로 나옵니다. 단순히 천년을 살았던 구렁이가 용이 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대개 뱀이 오백년을 살면 이무기가 되고, 이무기가 또 오백년을 살면 용이 된다고 하는데 때로는 용의 새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한국 신화 원천강본풀이에서는 여의주를 세 개 가진 이무기가 나오는데,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는 포기해야 용이 될 수 있지만 욕심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있어서 여태 용이 못 된 상태이며 그 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 오늘이가 나머지 여의주를 버려야 한다고 알려주자 두 개를 오늘이에게 주고 마침내 용이 됩니다. 이 신화가 변형된 것으로 보이는 여러 전래동화에서도 두 개 이상의 여의주를 가진 이무기가 주인공에게 한 개만 남기고 전부 준 뒤 용이 되는 전개가 자주 나옵니다.중국에서 이무기는 용의 새끼를 말하기도 하며, 이 용의 새끼를 교룡(蛟龍)이라고 부릅니다. 모양이 뱀과 같고 길이가 한 발(10자)=약 3m)이며 4개의 넓적하고 짧은 발이 있다고 합니다.
이무기들은 용이 되려고 물 속에서 수행을 하는데 만일 1000년이 지나도 용이 되지 않으면 절망해서 삐뚤어집니다. 전승마다 용이 되는 방법은 다른 경우가 많은데 그냥 1000년의 수행 끝에 용이 되는 경우도 있고 위에 설명한 것처럼 여의주가 많아서 용이 못된 이무기가 여의주를 버림으로서 용이 되는 경우도 있고, 사악한 인간 백 명을 잡아먹으면 용이 된다는 것도 있습니다.좀 재미있는 전승에 의하면 이무기가 1000년을 수행한 후 밖으로 나와서 기다리다가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모습을 드러냈을 때 그 사람이 "용이다"라고 하면 용이 되지만 "뱀이다"라고 하면 이무기가 되어 다시 1000년을 수련해야 한다고 합니다. 혹은 인간이 단순히 용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이무기가 용이 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이 진실된 마음으로 이무기가 용이 되길 바라야 된다는 미세한 차이의 설정이 추가된 전승도 있습니다.지명 설화 중에는, 1000년 수행한 이무기가 승천하려고 용쓰는 것을 아기 업은 할머니가 보았는데, 할머니가 "저 뱀 봐라"라고 하는 것을 업혀 있던 아기가 "저 용 봐라"라고 말을 고친 덕분에 뱀은 승천하여 용이 되었고 아기에 대한 보답으로 그 일대들을 비옥하게 만들었으며 수원지인 연못까지 덤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으며 이 설화와 비슷한 내용으로 형산강의 경순왕 설화도 있으며 그 외에도, 용이 되기 직전에 사람에게 모습을 보이면 도로 땅으로 쳐박혀 처음부터 다시 수련을 시작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 연못에도 이무기에 대한 전설이 있는데 본래 연못이 있던 곳에 황씨 성을 가진 부자의 집이 있었는데 시주 온 중에게 쇠똥을 퍼주었다고 합니다. 이를 본 황씨의 며느리가 중에게 사과를 하고 쌀 한 가마니를 건네 주자, 황씨 집안의 운이 다했으니 살고 싶으면 뒤돌아보지 말고 자신을 따라오라고 하였습니다. 중을 따라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 청천벽력이 내려치더니 황씨의 집이 갑자기 내려앉아 큰 연못이 되었고, 황씨는 그 자리에서 이무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중의 경고에도 뒤를 돌아본 며느리는 그 자리에서 돌이 되어 버렸다고 합니다.이무기는 성질이 사나울 뿐 직접 해를 끼치는 경우는 적지만, 하필 인간이랑 꼬여 이무기생 망치는 경우가 허다한데 그 때문에 격노한 이무기가 사람을 해친다고 합니다.이것이 바로 용오름 현상으로 날씨가 나쁠 때는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로 만든 이야기인 듯 합니다.한국구비문학대계 6-8에서는 평범한 남자가 낚시를 하다가 이무기를 잡았는데 부인이 이무기를 말려 육포로 만든 이야기가 있는데 부인은 육포를 남자의 첩에게 주었는데 첩이 먹었더니 앓던 풍병이 나았으며 허물이 벗어져 이후 아들을 낳았다고 합니다.몇몇 민담에서는 선한 사람을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로 등장하기도 하는데 산삼과 이시미 설화에서는 어느 나무꾼이 천길 낭떠러지 아래에서 산삼을 발견하고 이웃 사람에게 도움을 청했다가 배신당해서 산삼을 빼앗기고 자신은 그대로 버려지는데, 이 때 지나가던 이시미(이무기)가 나무꾼을 구해주고 배신한 이웃 사람(또는 친구나 형제)을 물어죽여서 응징하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몇몇 설화에서는 악인을 응징하는 긍정적인 모습으로 나오기도 합니다.수위와 이무기라는 괴담같은 데서 보듯이 소풍날만 되면 비를 뿌리는데 강력한 힘을 가진 요괴이지만, 비를 뿌리는 소소한 복수를 하는 것을 보면 그다지 질 자체가 나쁜 요괴는 아니라는 것입니다.물론 이무기가 악역으로 등장하는 설화도 꽤 많은데,김시민과 관련된 설화 중 가축과 사람을 해치는 이무기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악어마냥 물 속에 숨어있다가 나와서 소를 잡아먹는 이야기도 있으며 용 되기는 포기한건지 서양의 드래곤처럼 인신공양을 받아먹는 악한 식인 이무기에 대한 이야기도 많습니다. 심지어 절에 나타나 선녀로 둔갑해 스님들을 승천시킨다고 속이고 하나둘 잡아먹은 설화도 존재하는데 바로 지리산의 뱀사골 설화가 그것으로 이런 류의 이무기 중 끝판왕이 백일홍 설화 속의 이무기인데 머리가 셋이나 달린데다 민물도 아닌 바다에서 나타난 놈이며, 어촌에서 처녀 제물까지 받아먹다 영웅에게 퇴치당합니다.한국 설화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동물 중 하나이며 등장 빈도수는 거의 호랑이와 맞먹는 수준이기도 합니다.
토지신이나 업신을 상징하는 신수이다 보니, 전승 상에서 의외로 강하며 사전에 의하면 거의 모든 생물의 왕이기도 합니다. 헤엄치는 모든 생물을 관장하는 왕이며, 물 속의 짐승들은 모두 이무기의 지배 아래 있으며 물고기 무리가 2,500마리가 넘으면 이무기가 나타나 그들의 왕이 된다고 합니다. 근데 이무기는 물고기를 주식으로 삼으므로, 물고기들의 시점에서 보자면 이무기는 폭군이라 할 수 있습니다. 땅 위에서 먹이를 찾을 때는 인간과 꿩을 먹는데 용과 이무기는 비슷한 점이 많으나, 이무기가 용보다 더 스펙이 떨어집니다. 용은 구름,바람,비와 우박,천둥번개를 관장할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졌지만, 이무기는 그저 비구름을 몰고 다니는 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강력한지라 일단 비를 불러올 수 있다는 능력만으로도 농민들에게는 경외받는 대상이었습니다. 신적인 이미지의 용보다는 친근한 대상이었기 때문에 인간이 제대로 비위만 맞춰줄 수 있으면 용보다 더 힘을 빌리기 쉽지만 단, 불완전하기 때문인지 나오는 횟수는 적어도 데우스 엑스 마키나 급의 전지전능함을 뽐내는 용과는 달리 조건부로 소원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무기가 건 조건을 어긴 인간이 불행한 결말을 맞는 민담도 흔한 편입니다.이무기와 배나무라는 설화에선 용왕의 아들인 이무기가 스님을 도우기 위해 비를 마음대로 내리다가 천계의 분노를 사서 사형당할 위기에 처했으나, 이무기를 숨겨주고 이무기와 이름이 비슷한 배나무(이목)를 지목한 스님의 기지로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이무기가 실존하는 생물이라는 설도 있는데 실제로 50년대에서 70년대에 목격 기록이 어느 책에 서술이 된 적 있으며 몇몇 고령자 분들 중에는 실제로 저수지나 강에서 이무기를 봤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정확한 유래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지만, 사실 이 이무기가 파생된 동물의 정체는 수달이라는 말이 있는데 머리만 내밀고 헤엄을 치는 수달의 모습은 의외로 큰 뱀하고 흡사해서 이무기로 보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구렁이의 생태가 설화속 이무기의 생태와 유사한 구석이 많아서 거대하게 성장한 구렁이를 보고 이무기라고 불렸다는 학설도 있는데 사실 파충류는 오래 살면 살 수록 어느 단계에서 성장이 정지되는 포유류와 달리 죽기 직전까지 계속 커지므로, 사람들의 개발이 없거나 극히 적었던 옛날에는 번식할 거주지나 먹이도 충분하여 상대적으로 더 크게 성장한 개체가 생존하기 쉬웠을 것이며 이렇게 크게 성장한 개체를 사람들이 우연히 목격한 뒤, 입소문이 붙어지면서 이무기로 통칭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요괴들_ 도깨비
도깨비는 한국 민담에서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요괴로 보편적으로 도깨비는 어슴푸레한 환상 속에서 나타나는 덩치가 큰 남성이라고 전해지고 있는데
어느 청년이 저녁에 고갯길을 넘어가려는데 장정 모습을 한 도깨비가 나타나 씨름을 하지 않으면 지나갈 수 없다고 했다. 이에 청년은 같이 씨름을 하였지만 도무지 이길 수가 없었다. 이에 청년은 꾀를 내어 "어, 날이 새는구나!"라고 말했고, 도깨비가 이에 움찔하자 얼른 쓰러트렸다. 청년은 도깨비가 정신을 차리기 전에 근처에 있는 나무에 줄로 꽁꽁 묶었고, 얼른 고갯길을 지나갔다. 다음 날 해가 뜨자 청년은 궁금하여 도깨비를 만났던 나무 밑으로 갔다. 그러나 나무에는 피 묻은 빗자루만이 묶여 있을 뿐이었다.
위의 도깨비 전승은 현대 한국인들에게 가장 익숙한 이야기로 유쾌함, 망측함, 비범함을 동시에 갖춘 귀신으로 묘사되고 있으며 귓것, 허주, 뜬것, 독각귀, 독각대왕, 망량, 망량신으로도 불립니다.이야기 안에서는 보통 물건이 오래되면 도깨비가 된다고 하는데 특히 빗자루가 많습니다. 지방에 따라서는 단순히 빗자루가 오래 되기만 하면 도깨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빗자루에 피(사람이든 동물이든)가 묻으면 도깨비가 된다고 하는 전승도 있습니다.이 때문에 몇몇 시골 등지에는 오래된 빗자루를 벽에 세워 두지 않는 풍속이 있습니다. 초인종이 울려서 나가보니 피묻은 빗자루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는 조금 오싹한 괴담도 있는데 왜 피 묻은 빗자루였냐면, 과거에는 여성이 아궁이 앞에 앉아 불을 땔 때 바닥에 빗자루나 절굿공이를 깔고 앉기도 했는데, 속설에서는 이때 월경혈이 묻으면 도깨비로 변한다고 하며 인간이 죽어서 도깨비가 되었다는 설화들도 있습니다.가장 큰 특징은 인간들과의 친밀성인데, 도깨비들이 인간 남성을 부를 때는 "김서방"이라고 친근한 호칭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성이 김씨이기 때문에, 사람이면 다 김씨인 것으로 착각하는 듯,도깨비의 기원은 신라 시대의 비형랑 설화,두두리 같은 풍요신 숭배, 흥부전의 원형으로 추정되는 방이 설화로 보고 있습니다. 도깨비를 연구한 민속학자들은 목장신(목수), 야장신(대장장이), 자연 현상 (용)숭배같은 기원들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즉 원시적인 정령 숭배에 의해서 만들어졌지만, 이후에는 풍요의 신이 되거나, 잡신으로도 배척받는 복합적인 존재였다는 것입니다.이처럼, 인간도 신도 아니면서 각양각색인 어떤 중간적인 잡귀/잡신들이 인간보다 우월한 초능력과 기술력으로 유쾌한 장난을 치고, 인간들에게 공평한 내기를 걸어온다는 점이 도깨비의 특성으로 도깨비는 살인과 피는 오히려 싫어하고, 생산자이자 장난꾼으로서의 특색이 많아서 영문화권의 고블린과도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종족군이기에 Dokkaebi라는 고유어를 쓰도록 권장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種種 쥬ᇰᄉᆡᇰ 주겨 神靈ᄭᅴ 플며 돗가비 請ᄒᆞ야 福ᄋᆞᆯ 비러 목숨 길오져 ᄒᆞ다가 乃終내 得디 몯ᄒᆞᄂᆞ니
온갖 중생 죽여 신령께 풀며 도깨비를 청하여 복을 빌어 목숨 길어지고자 하다가 끝내 얻지 못하노니
/석보상절(釋譜詳節, 1447)
도깨비의 어원으로 처음 문증되는 옛 형태는 돗가비로서 1447년에 발간된 석보상절에 처음 등장하는데 이때는 망량(魍魎)의 번역어로 쓰였는데, 중국에서는 락샤사나 야크샤를 번역할 때 기존 중국에서 전래되던 이매망량으로 번역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즉, 석보상절에 나오는 '돗가비'는 락샤사 혹은 야크샤의 번역어이자 이매망량의 번역어로 사용된 것입니다. 중세에는 도깨비라는 단어 자체가 '인간형 요괴', 혹은 인간적인데 인간은 아닌 신비한 존재를 뜻했습니다.여담으로 북부 및 동부 아시아 지리지(1692)에서는 도깨비를 '도차비(Tootshavi)'라고 기록했으며, 현재도 일부 서남 및 동남 방언에서는 '도채비'라는 어형이 남아있습니다. 한국어의 변천 과정에서 고려시대까지 존재하던 ㅈ+ㄱ 형태가 조선 초기에 이르러 한쪽이 약화돼 ㅅ+ㄱ이 되거나 ㅈ+ㅎ을 거쳐 ㅊ이 되는 현상은 흔하게 나타났는데 이로 미루어 보아 도깨비의 옛말 돗가비는 본래 '돚가비'였을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도깨비들은 인간보다 뛰어난 기술과 강력한 힘을 지닌 막강한 요괴 종족으로 등장하는데 도깨비라는 단어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로 쓰였으며, 도깨비들은 초능력을 쓰지 않더라도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여 인간들에게 장난을 쳤는데 대표적으로 도깨비 방망이가 있는데 원하는 현상을 실제로 이루어내는 생산적인 도구였습니다. 일촌법사,동아시아, 심지어 전 세계에서 등장하는 요술봉이랑 기능이 같은데 형태면에서는 오니 설화에서 나오는 쇠몽둥이와는 다르게 나무 망치, 떡메, 도리깨, 홍두깨 같은 나무로 된 일상적인 도구의 모습으로 묘사됩니다.심지어, 촌담해이에 기록되고 동명의 영화로도 유명한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1993) 토대가 된 이야기에는 각종 도깨비 막대기가 나옵니다.외다리 도깨비 쪽은 원추가 박힌 방망이로 묘사되며 옛날 옛적에 도깨비 방망이 편(외다리 도깨비)에선 원추가 박힌 방망이의 형태인 금방망이 은방망이가 나오기도 합니다. 어떤 동화에서는 어느 노비가 도깨비한테 받은 보물을 주인이 훔치자 보다못한 도깨비가 방망이를 주며 '때려라 방망이'라고 말하면 보물이 나오는거라고 속이라고 줬고, 주인이 이걸 그대로 하자 방망이가 혼자 움직여 주인을 흠씬 두들겨패기도 합니다. 현실에서 내용을 미리 정해두고 하는 행위를 비유적으로 말할 때 사용되기도 합니다.또한 도깨비 감투의 경우 도깨비가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는 물건으로 한국 도깨비에게만 있는 아이템으로 도깨비 감투를 쓰고 있으면 투명해지며, 착용자가 만진 물건도 투명해지는 뛰어난 물건입니다. 향상된 투명화를 항시 걸며 해제도 안 된다는 점에서, 각종 판타지 매체 기준으로도 뛰어난 성능이지만 내구력이 낮다는 단점이 있습니다.도깨비는 하룻밤 만에 건축물을 만들어내고, 잘 부서지지도 않는 도깨비 건축물이 있으며 도깨비 부채는 흔히 빨간 부채, 파란 부채로 알려진 물건으로 사람의 코를 길게 만들거나 줄여 버립니다. 이런 류의 장난스러운 도구들도 바리에이션이 존재랍니다.여기에 도깨비 솥/보자기/말 등은 쌀, 황금이 무한으로 나오는 종류의 물건들이며 도깨비 옷은 단추를 조정해서 날아다닐 수 있는 물건입니다.
▩한국의 요괴들_금돼지
금돼지는 한국 토종요괴로 이름처럼 금빛 털을 지닌 돼지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금돼지는 마산 앞바다에 있는 월영도라는 섬의 동굴에 사는 식인요괴로 아름다운 여성을 납치하여 잡아먹거나 시중을 들게하였다고 합니다.단순히 강할 뿐만 아니라 각종 도술과 변신술에 능한 것이 마치 중국 고전소설 서유기에서 등장하는 돼지머리를 한 저팔계를 연상시키는데 기원을 따지자면 서유기는 명나라시대의 저서이며, 금돼지와 관련한 전설은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므로 '도술을 부리는 돼지인간'의 컨셉에 관한 선후를 따지자면 금돼지 전설이 먼저입니다.관련된 설화 중 유명한 금돼지 자손 최치원에서는 최치원의 아버지가 사실 금돼지란 얘기가 있습니다.어느 한 마을에 현감이 부임하면 그 부인이 행방불명되는 사건이 일어나자 한 현감이 꾀를 내어 부인의 옷자락에 실을 꿰매어 놓았습니다. 다음날 부인이 사라지자 현감은 부하들을 대동하고 실을 쫒아 부인이 사라진 동굴로 들어갔는데 거기서 범인이 금돼지라는 것을 알아내고 금돼지의 약점인 사슴 가죽을 구해 금돼지를 없애는데 납치된 부인은 그 후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들이 최치원이었다는 설화입니다.이와 비슷하게 당나라의 유명 명필 중 하나인 구양순도 흰 원숭이의 자손이라는 전설이 있습니다.이를 차용한 고전소설 최고운전에서도 이 설화를 차용하는 것도 모자라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그를 버렸다고 묘사하고 있습니다.또 다른 판본에서는 금돼지에게 납치당했을 당시 최치원의 어머니는 이미 임신 초기라서 유전적으로 금돼지의 자손은 아니라고 하는 버전도 있습니다.또다른 고전소설 금방울전에도 나오는데, 여기서는 전승과 비슷한 특징을 가진 사악한 요괴들의 왕으로 나오며 주인공 금방울을 삼키고 배가 아파서 고통스러워하다가 남주인공 해룡에게 당하고 맙니다.약점은 사슴 가죽, 혹은 백마 가죽이라고도 하고 양 가죽이라고도 합니다.
베스트 도전만화 설뫼뎐에서 등장하는 돼지요괴가 이 금돼지라 추측되는데 얼굴이 모노노케 히메의 옷코토누시 비스무리하게 생겼으며 전승과는 달리 그냥 힘만 무식하게 쎈 요괴로 나오며 신비아파트:고스트볼X의 탄생에서도 나왔으며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에 옛날 우리 이야기를 소개하는 코너에서는 금돼지 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워낙 옛날에 나온데다가 어린이들 시선으로 만화가 나와서 그렇지 대놓고 여장남자가 나오는 등 요즘 같았으면 해당 소재로 커뮤니티 사이트들에 크게 화제가 되었을 것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어떤 젊은 원님이 자신이 부임한 고을에 여자가 한 명도 보이지 않은 것을 보고 하인을 시켜 뒷조사를 하였는데 결혼식을 치룰 때 마다 신부가 괴물에게 납치를 당해 남은 여자들을 다른 곳에 피신을 시켜서 그래서 여자가 한 명도 보이질 않았다고 합니다. 이에 원님은 괴물을 잡기 위해 하인을 여장시킨 채로 가짜 결혼식을 올렸고 하인이 납치당한 직후 괴물의 흔적을 쫓아가 소굴에 도착하는데 소굴에 들어가 괴물에게 납치당해 일꾼으로 부려먹히는 여자들을 보게 되고, 괴물의 저택으로 들어가 하인을 만나게 되지만 바로 괴물이 돌아오자 주인공은 미리 숨으면서 하인에게 괴물의 약점을 캐라고 하고 괴물의 약점이 사슴가죽이라는 정보를 듣자 예전에 어머니가 주셨던 사슴가죽 주머니를 화살에 달아 괴물의 심장을 향해 화살을 날려 퇴치하는데 괴물의 본모습은 아주 조그마한 멧돼지였습니다.엔딩에서는 납치당했던 여자들은 가족들과 눈물의 상봉을 하고, 원님과 하인은 괴물 돼지를 구워 먹습니다.
▩한국의 요괴들_노구화위남
노구화위남(老嫗化爲男)은 삼국사기 백제본기편에 기록된 기이한 인물인데 일반적으로 요괴나 괴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으나 엄연한 인간이며 같은 편에 나오는 노구화호(老嫗化狐)와는 다른 존재이기도 합니다.전승에 따르면 온조왕 13년(기원전 6년), 위례성에서 늙은 여인이 남자로 변하였고 다섯 마리의 호랑이가 성 안으로 들어왔다고 합니다.노구(老嫗)가 정확히 어떤 존재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이 든 여자 무당일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는데 고대 사회에서 여자 무당은 신령한 능력을 지닌 인물로 늘 섬겨져 왔는데, 남자로 변했다는 것은 무당의 역할이 여자에서 남자로 넘어갔다는 것을 뜻한다는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삼국사기에는 무당을 뜻하는 단어인 '巫'가 정확히 명시되어 있으므로, 노구는 무당이라기 보다는 요사스러운 능력을 지닌 노인에 가깝다고 보기도 하는데 뒤이어 성 안으로 들어온 다섯 마리 호랑이는 이 인물이 신통력으로 부린 것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한국의 요괴들_불가사리
한국의 전설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이자 요괴로 불가사리라는 이름은 절대 죽일 수 없다(不可殺, 불가살), 혹은 불(火)로만 죽이는 게 가능하다(불可殺)는 뜻이 담겨있습니다.불가사리의 능력 부분에서 기원을 찾자면 고대 중국에서 전래되었던 맥(貘)으로 정의를 추구하고 쇠를 먹어치우는 성질이 맥이랑 흡사하며, 코끼리의 코에 엉거주춤한 곰으로 나타나는 조선 후기의 민속화들이 있습니다. 액운을 물리치고 나쁜 꿈을 먹는다는 설정도 같지만 직접적인 전승에서 맥과 비슷한 언급은 없으며 조건부 불사신이라는 점에 차이가 있습니다. 대승불교 경전에 등장하는 화모(禍母)라는 동물과도 비슷합니다. 태평광기에도 불가사리와 비슷하게 불을 먹고 사는 개인 와두(蝸斗)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태평광기는 고려 문벌귀족은 물론 지식인들도 폭넓게 읽었던 문헌이기에, 이 이야기 역시 많은 고려인이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습니다.불가살이라는 이름의 괴물과 동명의 전설이 처음으로 언급된 문헌은 조재삼의 송남잡지인데 19세기에 펴낸 계압만록이란 책에 보면, 고려말 "불가사리"라는 여인이 마을의 쇠들을 한데 모아 강물에 던졌는데 이성계가 그것을 건져내어 조선을 세우는데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불가사리 전설에 대한 직접적인 전승기원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승려, 이성계 등의 요소가 나오는 것을 보면 여말산초에 전설의 원형이 창작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전승에 따라서는 날개가 추가되거나, 드물게 검은 벌레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기이한 이야기도 있으며 심지어는 개,돼지,소와 같은 가축의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하며, 경복궁 아미산 굴뚝에 묘사된 괴수들 중 코끼리를 닮은 불가사리 외에 곰과 사자를 뒤섞은 듯한 외모의 괴물도 불가사리로 보기도 합니다. 일제시기 유행하던 딱지본 소설 표지에서는 소(미노타우로스) 닮은 모습으로 묘사해 놓기도 했는데 형상이 매우 다양한 동물 중의 하나로 신라시대에 등장한 전설의 동물인 이수약우를 불가사리의 고대종으로 추정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정확한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지만, 코끼리와 비슷한 동물을 모티브로 한 것이라는 점에서는 일치하며, 순박하지만 식성 때문에 인간이 제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이수약우 전승이랑 비슷하고 일본의 와자와이(わざわい, 禍)와도 비슷합니다.구미호나 이무기처럼 설화가 각색되어 동화책으로도 자주 알려져 있습니다.현대에는 강철에 관련된 괴물로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괴수물의 거대괴수,포켓몬스터 시리즈의 보스로라처럼 철을 먹어치우며 거대화 하는 괴물이라는 성질이 부각되지만 불사신이라는 속성은 잘 묘사되지 않습니다. 특정한 조건으로만 죽일 수 있는 불사신이라는 설정을 부각시키기가 귀찮고, 한국에서는 퇴마물이 그리 인기가 없어서 주인공이 상대하는 적으로만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해양생물 불가사리와 동아시아의 맥은 본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데 해양생물 불가사리와 괴물 불가사리는 같은 이름을 공유하며, 불사신이라는 속성에 있어서도 유사점을 보입니다.쇠를 먹는다는 속성이나 조선시대의 민속화를 보면, 중국의 맥에서 기원했다고 추측되는데 맥에서 기원했다고 보는 가설에서는, 전승에 따라서 쇠붙이나 무기 외에도 구리나 대나무 뿌리 등도 먹으며, 사악한 기운을 몰아내는 성질도 지니고 있다고 해석합니다. 불가사리가 악몽을 물리친다는 전승도 맥에 대한 전승에서 기원한 것으로 보지만 한국의 불가사리 전설은 1) 바다생물 불가사리의 명칭, 2) 불사신 속성, 3) 거대화 능력을 지닌 괴수라는 특이점이 많은데 즉, 맥에서 출발한 괴물에 대한 전승이 고려시대를 거치면서 독자적으로 발달하는 과정도 보여줍니다.불가사리가 독자적인 이름을 가진 이유로서 '전란 시대의 메시아 컴플렉스'를 중시하는 가설이 있는데 맥은 동아시아에서 굉장한 인기가 있었던 요소였는데, 이것이 혼란스러운 시대상과 결합하면서 철(무기)을 없애버려 전란이 만연한 세상을 끝낼 괴물을 상상하게 되고, 이러한 민중들의 희망에 의해서 점차 새로운 상상의 동물으로서 이름이 생겼다는 설입니다.불가사리는 철(鐵)을 먹으므로 몸이 단단하며 털이 바늘처럼 뾰족하며 가장 큰 특징은 쇠를 먹을수록 성장한다는 점으로 완전히 성장하면 돌로 만든 구조물 따위는 손쉽게 파괴하며, 절대로 파괴할 수 없는 튼튼한 육체를 가지게 되어 '불가살(不可殺)', 죽일 수 없는 생물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유일한 약점은 불(火)이라서 '불가살(火可殺)', 즉 불에 죽는 생물이라고 부르기도 하다. 스님의 설법을 들으면 죽어버리기에 '불(佛;부처)'에게만 죽는다는 해석도 있지만 전승에 따라서, 불에 닿아도 죽지 않고, 오히려 불의 기운을 흡수하여 연기와 함께 불을 뿜는 괴수가 되는 것으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 때문인지는 불가사리가 모티브인 포켓몬인 보스로라도 불타입 기술을 배우고, 괴물로서의 능력을 강조하는 각종 창작물에서도 오히려 불을 뿜는 괴물로 등장하기까지 합니다.불가사리는 쇠(金)를 먹는 존재이며 쇠는 불(火)과 상극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불가사리가 불에 녹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는 쇠를 녹이는 물(水)의 기운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목조건물을 화재에 보호하기 위해서 불가사리 조각을 세웠다는 설도 있는데 경복궁 아미산 굴뚝 밑부분에는 불가사리가 새겨져 있습니다. 단, 이것은 불가사리가 악한 기운을 정화시키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기도 합니다.
고려시대의 농민군은 탐관오리의 권력으로 인해 탄압되어 쇠붙이 물건을 빼앗기고 심지어 폭행 및 죽임을 당하는 신세였다.이 농민들에게 쇠붙이 물건을 만들어주면서 도와주는 ‘탁쇠’라는 대장장이가 있었다. 어느날 탐욕스러운 지방관리가 탁쇠에게 농민들한테서 뺏어온 농기구를 녹여 칼이나 창같은 무기를 만들라고 하지만 탁쇠는 몰래 농기구들을 농민들에게 다시 돌려준다. 이 사실을 알아낸 지방관리는 탁쇠에게 볼기를 내려치는 고문을 하게 된다. 탁쇠는 불가사리가 쇠를 훔쳐먹었다는 거짓말을 하자 이에 화가 난 지방관리는 결국 탁쇠를 감옥에 가두어 아무것도 먹이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탁쇠의 딸이자 영화의 주인공이기도 한 아미는 아버지를 위해 밥을 주려고 하지만 결국 쫓겨나게 된다. 결국 아미의 동생인 아나는 밥 한덩이를 마지막 희망 걸고 아버지가 있는 벽너머 옥 창문을 향해 던져주었다.하지만 탁쇠는 이 밥을 먹어도 얼마 못 가 죽을 거라는 것을 느끼게 되고 결국 먹지 않는다. 주변의 죄수들은 물론 그 중의 아미의 연인이자 남친인 인대도 “제발 그 밥을 어서 드세요”라는 애틋한 외침에도 불구하고 먹지않고 그 밥을 불가사리 형태로 만들게 되고 그날 밤 불가사리를 완성한 끝에 그는 그 불가사리 모형을 들고 빌면서 결국 영양실조로 죽게되고 만다. 이때 탁쇠는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긴다.
내 한 생을 농군들을 위해 쟁기를 들려 했다.. 이 손으로 사람들의 일생을 도와..모두 잘 살길 바랬던 건데..이제와서 보니 헛된 꿈이었구나..하아.. 하늘이 무심치 않다면..우리를 도와줘서..백성들이 굶어죽지..억울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어찌 내버려 둘수 있을꼬.. 난.. 평생에 무엇이든 안 만들고 지낸 날이란 없다.. 내 이제 곧 세상을 하직할텐데.. 이거라도.. 남겨놔야지.. 내 마지막 정성을 들여 너를 만들었으니.. 네가 내 대신 사람들을 도와주거라.. 천지의 신령께 비나이다..! 저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소서..! 부디.. 제 마지막 소원을...!..
농민들과 탁쇠의 가족은 터질듯한 심정으로 탁쇠의 장례식을 치른 뒤, 아미는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불가사리 모형을 집으로 가져와 동생 아나의 옷을 바느질하던 중 그만 바늘에 손가락에 찔려 피가 나는데 이때 불가사리 모형이 흘린 피의 생명력을 얻어내어 움직이게 된다. 움직이자마자 바로 주변의 바늘을 먹는다. 이에 놀라워하는 아미와 아나는 아버지의 유산이라 여기며 불가사리를 키우게 된다.다음 날이 되자 아미의 남친 인대는 패거리와 함께 반항한 죄로 교수형에 처할 위기에 처한다. 관군과 망나니가 칼로 인대를 처형하려는 순간 더 커진 불가사리가 달려들어 망나니의 칼날을 먹어치우고 인대를 붙잡은 철갑을 끊고 관군에게 달려들어 위기에 처한 인대를 구한다. 이에 관군은 관가의 무기창고로 도망치는 불가사리를 쫓아가고 그곳에서 불가사리가 무기의 쇠붙이를 폭풍흡입(...)하는 걸 발견. 관군은 창으로 찌르려 했으나 불가사리의 단단한 몸을 뚫지 못하고 튕겨내어 겁먹고 도망친다. 이 후 아미와 아나는 산속에서 불가사리를 발견하여 다시 집으로 데려가려고 했으나 불가사리는 어째서인지 아미가 가지고있던 농기구를 가지고 어디론가 사라진다.한편 탁쇠의 아내이자 아미의 어머니는 관군들에게 붙잡혀 죄수 인대가 어딨냐며 곤장을 내려치는 고문을 가한다. 이때 아들은 관군들에게 때리지 말라며 처절하게 애원하니 관군들이 얼마나 흉악무도한지 제대로 보여진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인대는 분노하여 훈련시킨 장졸들을 이끌고 관아를 습격했고, 탁쇠를 죽게 만든 관리를 통쾌하게 칼을 찔러 처단시켜준다. 이로 인해 농민은 반란을 일으키게 되었으며, 이 사실을 알게 된 고려왕은 분노하여 토포사인 황 장군에게 농민을 막으라고 시킨다.
▨한국의 요괴들_ 노호정
여우 요괴 중 하나로 여인들에게 인기가 많고 지혜로운 사람의 모습으로, 보통 승려의 모습과 비슷하나 머리를 기른 행색이기도 합니다.그러나 이는 사람의 아들이 아니라 늙은 여우의 기운이 피어올린 것으로 사람과 모든 면에서 차이가 없으나, 다만 누런 개나 흰 매를 보면 사냥 당할까 두려워 갑자기 놀란다고 합니다.고려 때 신돈이 노호정이라는 소문이 있었다고 합니다.용재총화에 기록된 이야기에 따르면 신돈(辛旽)이 국정(國政)을 잡은 처음에 기현(奇顯)의 집에 기숙하면서 기현의 처와 사통하였는데, 기현 부처는 늙은 노비처럼 시종하였습니다. 신돈의 권위가 점차 성해져서 백성의 목숨을 마음대로 할 수 있었으니 죽을 지경에 두고자 한다면 뜻대로 안 됨이 없었는데 만약 자색이 아름다운 사대부의 처첩이 있다고 들으면, 그 남편을 조그마한 죄라 할지라도 순군옥(巡軍獄)에 보내고는 기현 등을 시켜서, “만약 주부(主婦)16가 친히 가서 부탁하면 억울함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하게 하였습니다. 그 부인이 신돈 집에 와서 대문을 들어서면 말과 따르는 사람을 돌려보내고, 중문을 들어서면 비복들까지 보내게 하였으며, 신돈 집안 사람이 데리고 안문으로 들어오면 신돈은 서당(書堂 서재)에 혼자 앉아 있었습니다. 옆에 마련된 이부자리에서 마음대로 간음하는데, 사랑하고 싶은 자가 있으면 수일 동안 머물게 하였다가 보내고서는 그녀의 남편을 놓아 주었습니다. 만약 불손한 자가 있으면 벌을 주기도 하고 혹은 귀양보내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죽게 된 자도 있었으므로, 부녀자들은 그 남편이 잡혔다고 들으면 반드시 단장을 하고 먼저 신돈의 집에 가는데, 하루도 빠진 날이 없었다고 합니다. 신돈은 양도(陽道)가 쇄할까 염려하여 흰 말의 음경을 자르거나 지렁이를 회(膾)쳐 먹는데, 만약 누런 개(黃狗)나 흰 매를 보면 소스라쳐 놀라고 두려워하니, 그 당시 사람들은 늙은 여우의 정령이라 하였습니다.
신돈을 처형하다
양부(兩府)·대간(臺諫)·이부(理部)에서 상서하여 이르기를,
“대역(大逆)은 천하 만세에 용납되지 않는 바입니다. 신돈(辛旽)은 원래 일개 미천한 승려였는데, 외람되게 상(上)의 알아주심을 만나 지위가 신하로서 최고에 이르러 백관을 나아가게 하고 물러나게 하였으며, 턱으로 가리키고 기색으로 부려서 그가 자기에게 아부하는지 아닌지를 보고 관직을 주거나 빼앗았습니다. 흉한 무리들을 널리 심어두고 분수에 맞지 않은 것을 엿보기까지 하였으나, 다행히 조종(祖宗)의 영령과 전하의 선견지명에 힘입어 비밀스런 모의가 발각되었는데, 관대한 형벌을 쓰시어서 유배를 하는 데에 그치셨으니 삼한(三韓)이 불만스러워 원망하고 있습니다. 또 신돈의 당여(黨與)가 어찌 최사원(崔思遠)·기현(奇顯) 등 7인 뿐이겠습니까. 엎드려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대의(大義)로써 결단하시어 신돈을 극형에 처하시고 가산을 적몰하시며, 아울러 그 무리들을 죽이시어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통쾌하게 해주십시오.” 라고 하였다.
왕이 이를 따라 대사성(大司成) 임박(林樸)과 판사(判事) 김두(金斗)를 보내어 수원(水原)에서 신돈(辛旽)의 목을 베고 사지를 찢어서 조리돌렸으며, 경성 동문(東門)에 목을 매달았다. 과거에 왕은 신돈·이춘부(李春富) 등과 함께 맹서한 적이 있는데, 이때에 이르러 임박에게 맹서문을 주어 신돈에게 보여주고 죄를 일일이 열거하게 하였다. 임박이 수원에 이르러 사람을 시켜서 왕명으로 불러들이는 것이라고 거짓 보고를 하니, 신돈은 기뻐하며 말하기를, “오늘 소환하시는 것은 대개 아지(阿只)를 위하여 나를 생각하신 것이다.”라고 하였다.
아지는 방언으로 어린 아이의 존칭이다. 신돈은 처형을 당하면서 묶인 손으로 임박에게 애걸하여 말하기를, “원하건대 아지를 보아 내 목숨을 살려주시오.”라고 하였다.
신돈은 성품이 사냥개를 두려워하고 활로 쏘아서 하는 사냥을 싫어하였다. 또 방자하고 음란하여 항상 오골계[烏雞]와 백마를 죽여서 양도(陽道)를 도왔으므로, 당시 사람들이 신돈을 일러 늙은 여우의 정기라고 하였다.
/고려사절요 29권 공민왕 20년(1371년) 7월 기록中
▨한국의 요괴들_ 창귀
창귀는 한국 민속 귀신의 한 종류로 호랑이에게 죽은 뒤 악령이 되어 또다른 호환 피해자를 만드는 귀신을 통칭합니다.호랑이가 서식하는 동북아시아 지역인 한국과 중국(일본엔 호랑이가 살지 않는다)에서 나타나는데 옛부터 호랑이와의 접점이 중국보다 더 많았던 한국에서 자주 보입니다. 한국의 민간에서는 "홍살이 귀신", 특히 태백지역에서는 조금 더 토속적으로 "가문글기"라 합니다.현재 정립된 창귀의 이미지는 토속 귀신인 가문글기가 중국에서 전래한 창귀와 결합한 결과로 보이는데 가물글기, 호질, 산횡사 귀신, 뫼귀신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뫼는 순우리말로 '산(山)'을 뜻합니다.
"창귀"는 두 종류의 귀신을 뜻하는데 물려 죽건, 잡아 먹히건 호랑이에게 죽은 사람의 혼이라는 뜻과 물에 빠져 죽은 자의 혼(魂)이라는 두 가지 뜻으로 나뉩니다.익사자의 원혼인 물귀신 역시 일가친척들을 물로 유인해 목숨을 앗아가는 악령으로 유명합니다.그리고 누군가의 끄나풀, 밀정역을 하여 여러 사람을 사단에 휘말리게 한 인물을 특정한 낱말이 되는데 승정원일기와 조선왕조실록 등에서 이따금 이런 뜻을 가진 창귀가 나오며 중국 쪽에는 이와 관련된 고사성어도 위호작창도 있는데 의미는 호랑이를 위해 창귀가 되다란 뜻으로, 악인을 도와 일하는 사람들을 비유하는 말입니다.창귀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당나라 시대의 문인 배형의 전기라는 책으로 마중이라는 사람이 우연히 산에 올라 "마소"라는 사람과 "우진"이라는 사냥꾼의 도움으로 승려로 변한 호랑이와 창귀들을 퇴치한단 이야기이며 명나라의 문인인 도목이 지은 청우기담에 따르면, “창귀(倀鬼)는 호식당한 사람의 영혼으로, 감히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고 오로지 호랑이의 노예(奴隷)가 된다.”고 했습니다.이러한 창귀에 관한 가장 널리 알려진 문헌은 역시 박지원의 호질입니다.
호랑이가 개를 먹으면 취하고 사람을 먹으면 조화를 부리는데, 호랑이가 사람을 한 번 잡아먹으면 그 사람은 굴각이란 창귀가 되어 호랑이의 겨드랑이에 붙으며, 그가 호랑이를 이끌어 부엌으로 가서 솥을 핥게 하면 집주인이 배고픈 생각이 들어 부인이 야참을 해 오게 만든다.
호랑이가 두 번 사람을 먹으면 창귀는 이올이 되어 호랑이의 광대뼈에 붙는데, 높은 곳에 올라가 조심스럽게 살피다가 만약 계곡에 함정이나 쇠뇌가 보이면 먼저 가서 그 기구들을 풀어 버린다.
호랑이가 세 번 사람을 먹으면, 창귀는 육혼(:'죽혼'인데 여기서는 '팔 육'자의 음을 취해 육혼으로 읽힌다)이 되어 호랑이의 턱에 붙어 자신이 아는 사람들의 이름을 죄다 알려 준다.
조선시대의 어우야담에서는 고양이와 호랑이를 비교하며 창귀를 꼬리를 흔들 때 나오는 독기로 묘사합니다.고양이가 꼬리를 흔들면 나무 위 닭을 떨어지게 하고 쥐구멍에서 쥐가 스스로 기어나오게 하는 독기가 흘러나온다.호랑이의 경우는 고양이가 쥐를 홀리듯 사람이 스스로 앞에 나와 옷까지 벗도록 꼬리를 친다.꼬리의 독기에 조종당한 사람은 운 좋게 살아남아도 자신이 무슨 일을 당했는지 기억이 없다고 한다.또한 창귀는 호랑이의 노예에서 벗어나기 위해 항상 희생자를 찾는데 가족과 인척들 순으로 찾아가기 때문에 호환을 당한 집안과는 사돈의 팔촌하고도 혼사를 맺지 않습니다. 이런 물귀신 행위를 '다리 놓기'나 '사다리'라 하는데 창귀는 이런 교대를 통해 호랑이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창귀는 신것을 좋아하여 매실과 소귀나무 열매를 지나치지 못하고 정신없이 먹게 되는데 이를 이용해 창귀를 묶어두는 함정을 파면 호랑이의 위기 감지 능력이 반감되어 사냥당하기 쉬운 방심 상태가 된다고 합니다.또한 창귀는 항상 서럽게 울며 슬픈 노래를 부르는데 만일 산 사람이 이유없이 서럽게 울고 슬픈 노래를 부르면 그건 창귀에 씌어서인데 창귀는 슬픔의 화신으로 사람들을 슬픔에 빠지게 하며 창귀에 씌인 자는 호환의 운명에 점지당한 것이라 했습니다. 이러한 창귀를 예방하기 위한 주술로 호식장(虎食葬)이란 장례의식을 치렀는데 먼저 호환을 당한 시신을 사건 현장 "호식터"에서 바로 화장하여 재로 만든 뒤 상자에 넣어 호식터에 안치합니다.그 위에 돌무덤을 쌓고 시루를 엎어 구멍에 물레용 쇠가락을 꽂아둡니다. 지역에 따라 식칼을 쓰기도 하고 시루의 9개 구멍에 전부 가락을 꽂기도 합니다. 재로 만드는 것은 그 자체로 귀신을 없앤단 의미이며 돌무더기는 서낭당의 그것처럼 부정을 누르고 터부를 알리는 표식입니다. 그 위의 시루는 철옹성을 뜻함과 동시에 말 그대로 안에 든 것을 쪄 죽인단 뜻이 있습니다. 그리고 시루에 난 구멍은 하늘을 의미하니 여기 꽂힌 쇠가락은 벼락을 상징합니다. 특히 쇠가락은 물레의 부속품이기에 창귀가 물레 돌듯 영원히 시루 안을 맴돌라는 이중 주술의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이런 무덤을 호식총(虎食塚)이라 하며 벌초는 커녕 사람이 얼씬도 해선 안되는 금역의 상징으로 옛 사람들이 얼마나 호환에 시달렸는지, 그로인한 공포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엿볼 수 있는 풍습으로 태백산 지역에 이런 호식총 유적이 많이 분포해 있다고 합니다.그러나 가장 확실한 창귀 퇴치법은 원흉 자체를 없애는 것으로 바로 호환 피해자 집안의 장손이 식인범을 잡아 그 심장(혹은 생간)을 생으로 뜯어 먹어 복수를 완성하면 창귀들은 해방됩니다.
▨한국의 요괴들_노구화호
삼국사기에 기록된 백제의 요괴로 노구화호는 이 요괴의 이름은 아닙니다.늙은 할머니로 둔갑하는 요호 혹은 여우로 둔갑하는 할머니 요괴를 가리키며 삼국사기에 따르면 501년 백제에서 목격되었다고 합니다.
二十三年 春正月 王都老嫗 化狐而去
23년(서기 501) 봄 정월, 왕도(王都)에서 노파가 여우로 변하여 사라졌다.
/삼국사기 백제본기 동성왕조
여우로 변하는 노파라는 점에서 새우니="서구할미"가 연상되는 요괴로 동해의 서구할미는 여우나 고양이로 변신할 수 있으며 미인으로 변신해 남자를 홀리는 것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일설에 오래된 여우가 괴물 같은 노파로 둔갑해 삿된 일을 벌이는 것이란 내용도 실려 있습니다. 사실 이 노구화호가 사람과 여우 중에 어느쪽이 본래의 모습인지는 불명확하며 노파로 변신한 여우의 설화로 소금장수와 불여우가 있습니다. 우연히 여우의 둔갑을 본 소금장수가 그 뒤를 밟아 어느 집에 무당으로 변장해 들어간 여우를 작대기로 때려 죽인다는 내용으로 그 노구화호가 일으킨 일은 그 집의 딸을 요술로 앓게 해 돈을 갈취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여우는 나오지 않지만 용모가 반듯하면서도 몇사람 분의 일을 빠르게 해치우는 신비로운 노파가 식모로 들어간 집에서 대우가 점점 안좋아 지자 결국 귀신의 본색을 드러내며 그 집을 망하게 한 설화도 있으며 홍콩할매귀신처럼 아이들에게 공포로 다가오는 공동묘지 여우할멈도 있는데 무덤가에 살며 밤이면 여우에서 할멈으로 변신해 여자와 아이들을 잡아다가 희롱하고 시체를 파먹는 말 그대로 호러 캐릭터인데 직접적인 연결의 언급은 없어도 아이들의 돌림병인 장티푸스가 계속 언급되어 여우할멈과의 관계를 암시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요괴들_닷발괴물
한국의 전래동화에 나오는 환상종으로 꼬리 깃이 닷 발, 부리가 닷 발이나 되는, 식인 괴물새로 나오며,대개는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로 알려져 있고'조마구'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발이란 건 한국의 옛 길이 단위인데, 한 발이 1.5m(양 팔을 펼쳐서 한쪽 손에서 반대쪽 손까지의 거리)로 즉 꼬리 깃만 7.5m에 부리도 7.5m인데 다만 정확한 크기를 아는 건 불가능한데, 우선 몸통 길이와 날개 익장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으며, 꼬리 깃과 부리도 어느 정도 비율이었는지 알 수가 없다고 합니다.닷발괴물이 참새처럼 부리가 몸에 비해 짧았던 새라면 아주 거대한 새가 되며, 마도요처럼 몸에 비해 부리가 긴 새라면 약간 작아지기는 합니다.닷발 괴물은 전승에 따르면 주인공이 나간 사이 주인공의 어머니를 죽이거나 어머니를 납치한다든지 아버지, 누나 등 다른 가족을 납치했다는 설도 있는데 그리고 나서 판본에 따라 갈리는데 ①주인공의 어머니의 가죽을 벗겨 나무에 건다-이 경우 주인공은 어머니가 자신에게 옷을 만들어 주기 위해 마련한 옷감인 줄 착각하거나 또는 주인공의 어머니가 괴물에게 습격 받아 쓰러져 죽은채 발견되며 이 경우 주인공은 어머니를 죽인 괴물의 실체를 알게 됩니다.②주인공의 어머니로 고깃국을 만든다.-이 경우 집에 돌아온 주인공은 어머니가 자신을 위해 만든 국인 줄 알고먹어 버리거나 또는 가마솥에 든 국을 끓인 사람이 어머니로 둔갑한 닷발괴물임을 알아차립니다.사실을 알게 된 후 온갖 역경을 넘어서 찾아온 주인공의 재치에 당해, 활활 지펴진 가마솥 안에서 최후를 맞이합니다.
대개는 이걸로 끝이지만 어떤 판본에서는 죽은 시체가 모기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있기도 하고, 생김새가 모기와 비슷하다는 점 때문에 모기의 기원으로 보기도 하며, 실제 이 '꽁지 닷발 주둥이 닷발' 설화의 다른 이름이 '모기의 유래담'이기도 합니다.또다른 전승에서는 반대로 주인공이 우연히 닷발괴물의 집으로 찾아가는데 닷발괴물은 가마솥에 밥을 지어놓고 잠시 집을 비운 상태였는데, 시장했던 주인공은 먼저 밥을 먹어치운 뒤 나중에 사과하고 변상하기로 합니다. 그러나 집 주인이 커다란 새 요괴라는 걸 알고 급히 숨는데, 이때 이불에 미리 바늘을 꽂아놓습니다. 닷발괴물은 밥이 없자 화를 내다 잠이나 자자고 이불로 들어가지만, 바늘에 찔려 다시 성을 내며 밥을 지은 잔열로 따끈따끈한 가마솥에서 잠을 청하고, 이 때 다시 뛰쳐나온 주인공은 돌로 가마솥 뚜껑을 누른 뒤 불을 때 닷발괴물을 구워버립니다.북미 인디언 전설 중에는 모기가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이 이야기에서도 괴물이 나오며 전사 또는 사냥꾼이 그 괴물의 시신을 태워버렸으나 재가 날려 그것들이 모두 모기가 되었단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국의 요괴들_두억시니
두억시니는 야차와 매우 유사한 한국 요괴이자 반신적인 존재로 일반적으로는 사납고 못된 존재를 나타냅니다. 모질고 사나운 귀신의 일종으로 한자로는 두억신(頭抑神)또는 두억신(斗億神)이라고 씁니다.도깨비 집단의 우두머리라고도 묘사되지만, 엄청난 종류의 변종이 존재하는 도깨비들이 모두 부하라는 해석에는 무리가 있으며 일부 도깨비 부류들이 그를 따른다고 보는게 적절합니다. 또한 주로 도깨비라는 큰 분류에 속하는 유사종족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록이 많습니다.또 한자어로는 신(神)이 들어가며, '시니'라는 이름 자체가 '신위'(神位)의 민속어이기 때문에, 의외로 격이 높은 악귀라는 추측이 가능합니다.다수의 기록에서 도깨비의 다른 형태로서 언급될 뿐, 두 종이 얼마나 다른지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현대에 들어서 전통문화를 해석할 여유가 생기면서 도깨비와 분명히 다른 개념을 나타낸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일단 두억시니라는 단어의 뜻을 이해하고 싶다면, 도깨비보다는 야차로 분류하는 것이 그 성격을 이해하기 쉽습니다.두억시니는 그냥 귀신을 가리키는게 아니라 귀신적인 현상이나 성격을 가리키는 단어로도 쓰이는데 가위에 눌린 걸 두억시니가 괴롭혔다고 하던가, 성질머리가 두억시니 같다고 하는 등. 사실 두억시니라는 단어만 존재할 뿐, 요괴로서는 잊혀진 개념에 가깝습니다.가장 가까운 단어는 도깨비지만, 도깨비조차도 19세기 연구의 미비함으로서 인해서 현대에서야 제대로 해석되기 시작한 점을 미루어보면, 두억시니 같은 마이너한 전통의 요괴 개념들은 제대로 연구되지 못하는 바람에 사실상 사라져버렸다 볼 수 있습니다.두억시니는 머리를 짓누르는 귀신이라는 뜻이며 명사로서 해석할 때는 난폭한 사람이나 두통(정신착란)에 의한 해악을 상징하며, 전승에서는 사람의 머리를 으깨어 죽이는 정체불명의 기이한 존재를 나타냅니다. 조선 후기에 임방이 편찬한 야담집인 천예록에 수록된 두억시니에 대한 야담을 살펴보면,
어느 양반집에 경사스러운 일이 있어서 크게 잔치를 벌였다. 한 집안에 모두 모이니 친척들의 수가 매우 많았다. 안방마루에 친 발 밖에 홀연히 더벅머리 아이 하나가 나타나 서있는데, 그 모습이 매우 사나워 보였다. 나이는 열대여섯 살쯤 되어 보였다.
(중략)
"이게 뉘 집 종이오?"
그러나 주인이나 손님들이나 다같이 모른다고 하였다. 다시 사람을 시켜 물었으나 그 아이는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 여자 손님들이 모두 노하여 팔을 내저으며 나가게 하였다. 몇 사람이 처음에는 그 아이를 잡아끌었으나, 마치 왕개미가 돌을 미는 것처럼 끄덕도 하지 않았다. 모두들 더욱 노하였다. 사랑채에 말하여 그 아이를 끌어내도록 하였다. 사랑채에 있던 모든 손님들이 그 말을 듣고, 종 몇 사람을 시켜 잡아내게 하였으나 그 아이를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중략)
"저것도 사람일 텐데 어찌 움직이지 않을 리가 있겠소?"다시 힘이 센 무인 5, 6명을 시켜 함께 큰 몽둥이로 때리게 하였다. 힘을 다하여 내리치니, 그 세력은 마치 눌려 죽일 것 같았고, 소리는 벽력과 같았으나 여전히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그제야 모두들 크게 놀라고 두려워하며 그 아이가 사람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다함께 뜰에 내려가 그 아이 앞에 무릎을 꿇고 절하며 손을 모아 비니, 그 애절하고 간절함이 지극하였다.
(중략)
한참 뒤에 그 아이는 갑자기 빙긋이 비웃음을 띄우고는 나갔다. 문을 나가자마자 보이지 않았다. 모두들 더욱 놀라고 두려워 떨면서 잔치를 파하고 흩어져 돌아갔다. 다음날부터 그 집과 잔치에 참가했던 사람들 집에 무서운 전염병이 크게 번졌다. 그 아이를 꾸짖고 욕했던 사람, 끌어내라고 했던 사람, 때리라고 했던 사람, 무사와 노복 등 하수인들은 며칠이 되지 않아 먼저 죽었는데, 그 머리가 온통 깨졌다. 잔치에 갔던 사람들도 모두 죽어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하였다.
세상에서 그 아이를 ‘두억시니’라고 부르나 어디에 근거하는 것인가를 알 수 없다.
보통 도깨비와 야차 사이쯤에 있는 요괴로 해석하는데 도깨비 이야기는 대개 해괴하며 신비하지만 생산자 계층을 묘사하는 친근함과 어느 정도 사람이 저항할 수 있는 모습도 있는데 비하여, 두억시니 이야기는 특이하게도 인간이 이해할 수도,저항할 수도 없는 어떤 존재에 의한 공포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이 때문에 불교의 야차가 한국에서 도깨비같은 민속적인 귀신이랑 뒤섞여서 생겨났다는 설이 우세하지만 한반도에서 자체적으로 발생한 개념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중세 도깨비가 중국의 이매망량과 결합되었던 역사를 생각해본다면, 두억시니도 불교 개념이 넘어왔을 때 야차와 함께 뒤섞였을 가능성이 충분하며 두억시니는 여성형 요괴라는 전승도 존재합니다. 조재삼(1808~1866)의 송남잡지(松南雜識에는 "두억은 원래 안당(安瑭 1460~1521)의 계집종이었는데 원통하게 죽어 귀신이 되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두억시니의 모습은 흔히 떠올리는 오니의 이미지인 뿔달린 험상궂은 모습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지만 도깨비와 마찬가지로 두억시니 전승은 도깨비와 겹치며 도깨비 자체도 그리 분화된 개념이 아니기에 뿔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다. 그 덩치가 산만하며 머리카락은 불이 붙은 듯하고, 시뻘건 눈은 온통 충혈되어 있으며, 날카로운 손톱을 길게 기르고 있으며 성격도 포악하기 그지없어서, 요술을 쓰기보다는 몽둥이나 주먹으로 화끈하게 때려죽이는 것을 즐깁니다.이미지는 물론 성격상의 원형이 같은 야차인 일본의 오니와도 비슷한 부분이 많지만 두억시니도 도깨비처럼 정령이나 동아시아적 귀신 신앙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좀 더 바리에이션이 넓은 편입니다.두억시니가 도깨비와 결정적으로 구분되는 포인트는 불교 전래 이후의 야차로 생각되며, 지옥의 귀신으로 언급되는 귀(鬼)를 전통 도깨비상이 아닌 두억시니로 해석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으며 민속적으로 등장하는 두억시니는 도깨비처럼 정령이나 환각을 나타내는 개념 중에서 다소 악귀로 치우친 귀신으로 보는 것이 무난합니다.현재 두억시니는 1980년대 이후 민속 연구가 재개되면서, 도깨비에 속한다고 보기 어려운 또다른 귀신으로서 민간신앙의 야차의 이미지가 섞인 두억시니라는 귀신의 개념이 새롭게 발굴되고 있습니다. 즉, 수많은 도깨비 전승 중에서 솎아내는 작업이 이루어지면서 부활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의 요괴들_물귀신
물귀신은 수사귀(水死鬼),수살귀(水殺鬼)하고도 하는데 말 그대로 물 속에 있는 귀신으로, 물에 들어온 사람을 끌어들여 익사시킨다고 합니다. 단순히 물에 사는 게 아니라 그런 물 속으로 사람을 끌어들여 죽인다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여러 나라의 신화에 등장합니다.한국에선 대체로 처녀귀신 같은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피부가 매우 창백하고 퉁퉁 부어버린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아마 물과 여성 둘 다 음기를 상징하기 때문인 듯 한데 물론 남성 물귀신도 있습니다.보통의 귀신이 그렇듯 물귀신 또한 자신이 물에 빠져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원한을 품고 있기 때문에 호시탐탐 사람들을 자신이 빠진 곳에 유인하여 익사시키는 일을 저지릅니다.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혼자 있기 심심해서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설과 다른 사람을 빠뜨려서 죽여야 자신이 그곳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 그리고 사람을 빠뜨려 죽여 그 영혼을 예속시킴으로써 자신의 힘을 강화하려 한다는 설 등이 있습니다.무속신앙에서는 물에 빠진 영혼을 구제하기 위해서는 '넋걸이' 라는 의식이 이루어지는데 유기그릇에 햅쌀을 가득 담고 정결한 천에 돌돌 묶어 던집니다.나중에 건져내서 안에 손톱이나 머리카락, 심지어는 이빨까지 생전 익사자의 체조직이 나오면 넋을 건져 올리는 데에 성공한 것이라고 하며 곧바로 천도제를 진행하게 됩니다.우리나라 무속인들의 말에 의하면 귀신은 음의 기운을 타고나 음의 성질 그 자체인 물에서는 땅 위에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진다고 하며 귀신의 시간이라는 밤 11시(23시)~새벽 3시(3시)까지는 절대 물속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권하는데 음기가 너무 강력해서 물귀신 자체를 퇴마할 수도 없어, 의뢰인의 넋만 건져 올려 천도제를 지내주거나 위령제 정도나 지내주는 것이 고작이라고 합니다. 귀신 중 제일 무섭고 악질인 것이 원한을 품고 죽은 원귀인데 물귀신은 그 중에서도 가장 지독한 존재라고 합니다.
▩한국의 요괴들_묘두사
묘두사(猫頭蛇)는 송도기이에 등장하는 새끼 고양이 머리를 한 뱀으로 송도 화장사(花藏寺) 불전(佛殿) 뒷편 깊은 굴에서 살며 비가 올 때마다 푸른 기운을 내뿜었다고 합니다.이 기운에는 치유능력이 있어 학질에 걸린 중이 굴 앞에 앉아 있으면 병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이에 사람들은 묘두사를 신봉하고 향과 음식을 올렸는데 이 관습이 50년 동안 계속되던 어느날, 장단(長湍)에 사는 박만호(朴萬戶)란 사람이 자신의 개와 매, 준마를 거느리고 나타났습니다. 이 때, 그 마을 노파 하나가 막 병든 어린애를 안고 묘두사의 굴에 여기에 와서 지성을 드리자 뱀은 머리를 내놓고 음식을 먹었는데 이를 보고 놀란 박만호는 화살을 뽑아 묘두사를 쏘아 단번에 머리를 꿰뚫어 죽여 버립니다. 절에 있던 중들은 놀라서 달려와 합장을 하였고, 박만호는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말에 채찍을 휘두르며 가버렸습니다.10여 년 뒤, 박만호는 당상관에 승진하여 고을 원님을 역임하다가 늙어서 자기 집으로 내려왔는데 고향의 가족들을 거느리고 절에 와서 계(契)를 하는데, 백발은 휘날렸으나 용모는 엄하고 굳세었습니다. 여러 중들은 예전 묘두사를 쏘아죽인 박만호임을 알아보고 그와 얘기를 나누었는데 박만호는 미물따위가 사람의 화복을 줄수있겠냐며 자신이 잘된 것은 그 괴물을 쏘아죽인 것에서 비롯됐다고 자랑하였고 그의 자손은 점차 번창하여 거족(巨族)의 반열에 올랐다고 합니다.조선은 예로부터 괴력난신을 멀리하였으므로, 이 이야기는 엄격했던 유교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묘두사 이야기 같은 민간신앙에 대한 지배층의 탄압은 이후 조선 후기 여러 광대놀음을 통해 풍자되어 조롱거리로 전락하게 됩니다.
▩한국의 요괴들_대선사사
대선사사(大禪師蛇)는 용재총화 권5에 기록된 뱀의 요괴로 여자, 특히 과부에게 가서 꿈을 꾸게 하며 희롱하는 마물입니다. 서양권의 몽마와 비슷한 존재이며 낮에는 여자들이 왕래하는 집안의 항아리 속에서 지내다가 밤이 되면 나타납니다.자고 있는 여자를 희롱하며 성을 상징하는 뱀의 모습이라는 점을 보면 상당히 음란한 과거나 사상을 가진 괴물일 것 같은데 실은 보광사의 대선사(큰 스님 )이 죽은 뒤에 뱀으로 변해서 나타난 것이라고 합니다.
나의 장인 안공(安公)이 임천(林川) 군수가 되었을 때, 보광사(普光寺) 중 가운데 대선사(大禪師) 아무개가 있어 자주 와서 만났다. 그 사람됨이 더불어 이야기할 만하므로 서로 친숙하였다. 그 중은 일찍이 시골 여자를 데려다 아내로 삼고 몰래 왕래하였다. 어느 날 그 중이 죽어서 뱀으로 변해 아내의 방에 들어와서, 낮에는 항아리에 들어가 있고 밤이면 아내의 품에 들어가 그녀의 허리를 감고 머리는 가슴에 기대었는데, 꼬리 사이에 음경과 같은 혹이 있어서 그 곡진하고 정다움이 마치 전날과 같았다. 나의 장인이 이 얘기를 듣고 그 여인에게 뱀이 든 항아리를 가져 오게 하여 중의 이름을 부르니 뱀이 머리를 내밀었다. 장인이 꾸짖기를, “아내를 그리워하여 뱀이 되었으니 중의 도(道)가 과연 이와 같으냐.” 하니, 뱀이 머리를 움츠리고 들어갔다. 나의 장인은 몰래 사람을 시켜 조그만 함을 만들게 하고 그 아내에게 뱀을 꾀어 말하게 하기를, “군수님이 그대에게 새 함을 주어 몸을 편안하게 하여 줄 것이니 빨리 나와요.” 하며, 치마를 함 속에 펴주니 뱀이 항아리에서 나와 함 속에 옮겨 누우므로, 건강한 아전 두어 명이 뚜껑을 덮고 못을 박으니, 뱀이 날뛰고 뒹굴며 나오려 했으나 나오지 못하였다. 또 명정(名旌)에 중의 이름을 써서 앞을 인도하고, 중의 무리 수십 명이 북과 바리때를 울리고 불경을 외며 따라가서 강물에 띄워 보냈는데, 그 후 그 아내는 아무 탈이 없었다.
▧한국의 요괴들_새타니
어미에게 버림 받아 굶어죽은 남아의 원귀를 가르킵니다.생전의 아픈 원한으로 화목한 가정에 스며들어 자식을 죽이고 육체에 깃들어 자식 행세를 한다고 합니다.무당이 신력을 보충하기 위해 일부러 만들어 부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새타니란 말이 지칭하는 대상은 3가지인데, 하나는 어려서 죽은 아이의 혼으로 그중에서도 무당에게 영험을 내리는 귀신을 뜻하며 주로 천연두 등으로 병사하거나 아사한 아이의 혼령으로 사전에는 주로 태주(太主)라는 이름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2번째로 제주도 설화에 나오는 새타니가 있는데,
전국을 떠돌며 소금을 팔던 소금장수가 오랜만에 집에 돌아오니 젖먹이 아이는 말라 비틀어져 굶어 죽어 있고 아내는 오간 데가 없었다. 소금장수는 아이의 시신을 장사 지내지 않고 소금짐 밑칸에 자리를 마련해 안치하였다. 전국 어디를 가든 부자(父子)는 함께였다. 몇년 뒤 어느 부잣집에서 소실로 잘 사는 아내를 만난 소금장수는, 짐을 풀어 아이의 시신을 보여주었다. 썩지도 않은 아이가 어미에게로 조금씩 기어가자, 놀란 아이의 어미는 그대로 엎어져 급사했다.
이 아기의 미이라를 새타니라 부른다고합니다.마지막으로 이런 혼령을 받아 점을 치는 무당을 북부 지역에서는 새타니, 남부 지역에서는 ‘명도(明圖)’ 혹은 ‘명두(明斗)’라고 부르는데, 순우리말로 새를 탄 이', 또는 '새를 받은 이'라는 뜻으로 만화 바람의 나라에 등장한 캐릭터 중 하나인 혜압도 이 후자 쪽의 새타니입니다. 그러나 네이버 사전쪽의 태주 항목에 나오지만 결국 새타니는 태주(太主=태자귀)의 토속이름이면서 지역색이 강한 호칭입니다. 이 때문에 이런 아이 귀신을 몸주신으로 모시는 무당을 태주무당(太主巫堂)이라 소개하기도 합니다.새타니, 혹은 태주무당은 아주 어린애가 실리는 무당이어선지 점을 칠 때 아이의 목소리와 표정, 몸짓을 하게 되며 휘파람 같은 소리를 통해 영혼과 대화를 하는데, 학계에서는 이는 복화술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복화무(腹話巫)’ 또는 ‘공창무(空唱巫)’로 정의하기도 하는데 이와는 별개로, 무당들 사이에 전해지는 귀신의 영험과는 상관없이 새타니(태주무당)는 무당사회에서 가장 낮은 직급에 속한다고 합니다.새타니는 주로 한반도 이북에서 부르는 명칭입니다.
우리나라에 염매(魘魅)라는 괴이한 짓이 있다.
이는 악인이 만들어낸 것이다.
우선 남의 집 애를 훔쳐다 가두고 죽지 않을 정도로만 먹여 서서히 피골이 상접하게 만든다.
그리고 죽통(竹筒) 안에 좋은 음식을 넣어 아이가 좁은 그 안으로 발버둥치며 들어가게 한다.
이 때에 칼로 아이를 번개처럼 찔러 죽이고 아이의 정혼(精魂)이 빠져 나오지 못하게 죽통
주둥이를 봉한다.
그렇게 만든 염매의 죽통을 들고 부유한 집들을 찾아 다니면 아이의 귀신이 음식냄새에 이끌려
집안에 침입해 병마를 퍼뜨린다.
병자들에게 댓가로 돈과 곡식을 챙기면 귀신으로 하여금 병을 거두게 만든다.
/성호사설 제5권 만물문(萬物門) 중 염매고독(魘魅蠱毒)
▧한국의 요괴들_매구
한국 민간전승에 나오는 천년 묵은 여우가 변한다고 전해지는 요괴로 주로 소복을 입은 처녀의 모습으로 나타나 길 잃은 청년들을 꼬셔 정기를 갈취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정기를 빨린 청년은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버리며 식구들도 모르는 사이에 가족 사이에 섞여들었다는 민담도 흔히 있습니다. 가장 흔하게 보이는 경우는 그 집안의 딸로 변신하는 것으로 이런 경우 한밤중에 몰래 나가서 가축의 간을 빼먹거나, 무덤 속에 들어갔다 나오는 등 기괴한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목격하고 매구라는 사실을 눈치채게 된다고 합니다. 가족 사이에 매구가 섞이면 집안이 패가망신하거나 일가 식구들이 전멸하게 되는데 가장 유명한 민담으로는 여우누이가 있습니다.TV가 보급되고 전설적인 프로그램인 전설의 고향을 통해 구미호라는 단어가 퍼지기 전에는 여우가 변한 요괴들을 그냥 백여우,불여우,흑여우,여우,매구 등으로 불렀으며 옛 소설에서 구미호란 단어가 등장하긴 해도 일반 민중들에게 널리 퍼진 여우누이나 여우고개 같은 구전설화에서는 그냥 토속 이름을 애용했습니다. 경상북도 안동지방에서는 '미구'라고 변형되어 쓰입니다.아예 꼬리가 아홉이든, 하나든 요술을 부리는 여우는 다 구미호에 속한다며 매구와 구미호를 사실상 동종 취급하는데 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 한국 설화에서 이 둘의 명확한 구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때 신령스러운 짐승이 청구(靑丘)에 나타났는데,
털은 밝고 희고 꼬리가 아홉 개가 달린 짐승이 서책(書冊)을 입에 물고 상서(祥瑞)함을 나타내는지라.
(중략)
신사년은 여을 임금의 원년이다. 태백산의 남쪽에 이상한 짐승이 나타났는데, 꼬리는 아홉에 흰 털을
지니고서 흡사 늑대 같았으나 사물을 해치지는 않았다
/규원사화 중
매구와 구미호를 다르게 보는 시각은 이 규원사화의 신령한 짐승의 표현과 전래설화에 나오는 여우요괴의 이미지가 너무 다른 것에서 나온 것입니다.이 외에도 중국쪽의 현중기(玄中記)에 나오는 천호(天狐)의 고고한 신선 이미지도 매구와 구미호의 괴리를 벌여놓는 데 한몫했는데 이 천호가 되기 위해서 선호(仙狐)들이 하는 짓이 바로 "매구"짓이라는 게 함정이기는 합니다.이상으로 이동욱,김범,김소연 주연 구미호뎐 1938로 알아본 마블 슈퍼히어로보다 강력한 한국의 요괴대백과사전 시간이었습니다.
2023.05.19 - [- ☆ 知識을 낳는 뮤지엄] - 이동욱,김범,김소연이 펼치는 일본 요괴들과의 대항일 액션활극_K판타지 드라마 구미호뎐 1938속 일본 요괴대백과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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